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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7화 형부

늦은 밤.

권하윤은 잠이 들지 않아 침대 위에서 뒤척이다가 수시로 핸드폰을 확인했다.

그렇게 11시까지 그 동작을 반복하다가 끝내 폭발한 하윤은 핸드폰을 이불 안으로 던져 버리고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썼다.

‘전화하겠다고 했으면서, 그렇게 많이 보낸 문자에 답장도 안하고. 전화 와도 내가 대꾸하나 봐라.’

그러던 그때, 밖에서 문소리가 들렸다. 머리까지 이불을 덮고 있던 하윤은 당연히 자기가 환청을 들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불을 걷어낸 순간, 문틈 사이로 빛이 흘러 들어오는 게 보였다.

‘집에 누가 있어!’

‘누가 들어왔나 봐!’

하윤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핸드폰을 움켜쥔 채 허리를 굽히고 문틈 사이로 밖을 관찰했다.

그 순간, 커다란 힘이 침실 문을 확 열어 젖혔다.

“아!”

너무 놀란 나머지 하윤은 저도 모르게 뒷걸음 치며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살려달라고 소리치려던 찰나, 누군가의 손이 그녀의 허리를 감쌌다.

“그만 소리쳐. 나야.”

그제야 정신을 가다듬은 하윤은 문밖에서 흘러 드는 빛으로 남자의 얼굴을 확인했다.

장난기 섞인 익숙한 얼굴을 확인하자, 하윤은 화가 난 듯 남자의 가슴을 내리쳤다.

“오면 온다 왜 말을 안 해요? 놀랐잖아요.”

도준은 피하지도 않고 하윤에게 맞아주면서 한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서프라이즈 해주려고 그랬지.”

본인은 도준을 때리느라 손이 아픈데 도준은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자 하윤은 구시렁댔다.

“나빠 죽겠어.”

“싫어? 그럼 나 간다?”

도준이 당장이라도 떠날 것처럼 굴자 하윤은 얼른 도준의 목을 끌어안았다.

“안 돼요. 못 가요.”

고개를 젖힌 채 만류하는 모습은 바로 입맞추고 싶을 만큼 사랑스러웠다. 이에 도준이 입꼬리를 올리며 하윤의 이마를 콩 내리쳤다.

“그래, 안 갈게. 그러면 어디 한번 나 붙잡아 봐.”

하윤은 속으로 투덜거리면서 끝내 도준에게 입을 맞추었다.

분명 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여전히 그리움에 병이 난 것 같았다.

어느새 하윤의 등은 벽에 밀쳐졌고 허리를 끊어 안은 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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