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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9화 늦은 밤의 접촉

남자의 넓은 등에 가려진 불빛이 그림자를 드리우며 하윤의 가느다란 몸을 완전히 뒤덮었다.

뜨거운 숨결이 느껴지는 거리에서 숨결보다 더 뜨거운 남자의 시선이 드리우자 하윤의 얼굴은 화끈 달아올랐다.

하지만 도준이 놀라기라도 할까 봐 두려운 것처럼 숨소리를 가늘게 내며 고분고분한 태도를 보였다.

“할 수 있는 건 저도 더 생각해 봐야겠는데요.”

그런데 하윤의 발은 뻔뻔한 그녀의 태도와 달리 자꾸만 들썩이며 도준의 다리를 툭툭 건드렸다.

“아니면 제가 더 주물러 드릴까요? 저 요즘 밥도 많이 먹어 힘이 남아 돌거든요.”

하윤의 교활한 웃음에 마음이 간질간질해난 도준은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살짝 웃고는 앞으로 쑥 내미는 하윤의 손을 잡아 그 위에 입을 맞췄다.

“그래? 그럼 이제 손 아프다고 하지 않겠네?”

손등에 느껴지는 뜨거운 숨결에 찔리기라도 한 것처럼 하윤은 손을 뒤로 뺐다.

“무슨 생각 하는 거예요? 제가 말한 행위는 지극히 건전한 거거든요!”

“그래?”

그때 도준이 하윤의 목덜미에 숨결을 내뱉으며 말했다.

“그러면 우선 할 일부터 하고 이따가 주물러.”

“…….”

창밖의 달빛이 바닥에 흩뿌려져 카펜 위를 밝게 비추었고 강하게 불던 밤바람은 동이 틀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잠잠해졌다.

샤워를 마친 뒤, 침대에 누운 하윤은 몸에 힘이 빠져 몸을 뒤척이는 것조차 귀찮았다.

하윤의 그런 모습이 재밌었는지 도준은 피식 웃으며 하윤의 얼굴을 가린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고는 손등으로 그녀의 얼굴을 톡톡 쳤다.

“어깨 주물러 준다며? 번복하는 거야?”

“허리가 끊어질 것 같아 일어나지 못하겠어요.”

아니나 다를까 한 손에 다 잡힐 듯 가는 허리에 커다란 손자국이 나 울긋불긋한 키스마크와 뒤엉켜 있었다.

그때, 하윤이 눈물 머금은 듯한 촉촉한 눈으로 도준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흥, 마음 아파하지도 않고 주물러주지도 않고.”

이제 갓 정사가 끝난 뒤라 불만 섞인 말투에 애교가 흘러 넘쳐 도준은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그래, 돌봐줄게.”

자기 체온보다 훨씬 뜨거운 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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