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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8화 집에 오면서 보고해야 해?

여전히 공포에 질려 하는 정다정을 보는 순간 권하윤은 마음이 따뜻해졌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다정에게 있어 성인 남성에게 대항하는 건 아주 큰 용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다정은 하윤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에 끝내 용기를 낸 거다.

게다가 아까 도준이 때린 것은 아니냐고 물은 것도 예전에 장옥분이 맞고 살던 트라우마 때문일 거다.

매일 어머니가 맞는 걸 봐왔으니 하윤도 똑 같은 일을 당한 거다. 생각하면 할수록 마음이 아팠지만 하윤은 미소를 지으며 설명했다.

“걱정하지 마. 언니 남편은 언니한테 엄청 잘해줘. 때린 적도 없고. 일찍 자고 내일 아침 같이 식사하자.”

다정은 도준과 하윤의 방을 힐끔거리더니 이내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그럼 방에 다시 돌아가야 해요?”

“응. 왜 그래? 잠이 안 와?”

다정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이내 다시 저었다.

그러고는 하윤이 머리를 쓰다듬으려고 할 때, 자리에서 일어나 두 손을 등 뒤로 가져갔다.

“언니, 아까 꽃병 깨뜨려서 죄송해요. 잘못했어요. 제가 너무 바보 같았어요.”

잇따라 일어난 하윤이 얼른 다정을 달랬다.

“괜찮아, 내가 위험하다고 생각하고 구해주려던 거잖아. 언니 감동받았어.”

하윤은 말하면서 다정을 방으로 끌고 가 침대에 눕히고 이불까지 덮어주었다.

“잘 자고 일어나면 내일 모든 일이 잘 될 거야.”

스탠드 램프만 켠 침실 안, 다정이 이불을 덮어주는 모습은 다정하기 그지없었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다정은 엄마가 그리워 눈물이 앞을 가렸다.

“언니…….”

다정이 이제 막 말하려던 찰나, 밖에서 짜증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뭘 그렇게 꾸물거려? 얼른 와.”

도준이 다정을 잡으러 방까지 들어올까 봐 하윤은 서둘러 다정에게 작별하고 밖으로 나갔다. 그 때문에 말없이 눈물을 흘리는 다정의 모습을 눈치채지 못했다.

……

하윤이 방에 돌아왔을 때, 도준은 침대에 기대 있었다. 팔에 두른 붕대는 남자의 겉모습에 영향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색다른 매력을 더했다.

이불을 허리까지 덮은 채 훤히 드러낸 복근과 스탠드 등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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