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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3화 입을 막다

주치의는 자신 있게 말했다.

“환자의 문제는 주로 심리적인 것이기 때문에, 저희는 경미한 외부 자극과 함께…….”

주치의의 길어지는 말에 도준은 말을 바로 잘랐다.

“그런 무의미한 이야기는 됐어요. 거기 그 사람, 정말 병이 있는 거예요, 아니면 어떤 거예요?”

주치의는 더 이상 학문적인 언변으로 더 이상 속이지 못하고 솔직하게 말했다. “정신병이라면, 환자는 그런 것이 없습니다. 현재 그의 상태는 자기 보호의 일종, 심리적 문제에 더 가깝습니다.”

도준은 놀랍지 않다는 듯이 말했다.

“그런 척할 수도 있다는 얘기겠네요.”

“어떤 의미에서는 그렇습니다. 하지만 심리 문제의 원인은 환자 자신이 생각에서 오는 자기기만일 수도 있어요. 환자가 반응을 거의 보이지 않아서 구분하기 어렵습니다만, 확실한 것은 그가 의식이 있다는 것입니다.”

도준은 복잡한 말에 지쳐 말했다.

“됐어요, 내가 말한 대로 매일 그 노인의 상태를 주림에게 얘기해요. 반응이 있든 없든.”

“네, 민도준 씨. 항상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도준은 손짓으로 주치의를 보내고 시계를 확인하자 보육원 봉사가 끝나가는 시간이었고 그는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갔다.

병동 아래층

하윤은 간호사가 주민수에게 IV를 교체하고 약을 먹인 후에 말을 걸었다.

“할아버지, 몸 상태가 좀 나아졌나요?”

늙은 민수는 잠시 고민한 뒤에 하윤을 알아보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나려고 하자, 하윤은 서둘러 주민수를 말렸다.

“수술한 지 얼마 안 됐으니, 좀 더 누워계세요.”

간호사가 나간 후, 민수는 하윤을 바라보며 자신의 옷 주머니를 만지작거리고는 다시 하윤을 바라보았다.

사소한 동작이었지만, 민수가 전화번호를 묻는 것임을 알아차린 하윤은 고개를 저었다.

도준이 하윤에게 과거를 묻고 새로 시작하자고 했을 때, 하윤은 이 새로운 기회를 소중히 여겼고, 더 이상 믿음을 잃은 일은 하고 싶지 않았다.

민수를 보호하기 위해, 하윤은 번호를 알려주지 않고 모든 일이 없었던 것처럼 행동하자 민수의 표정은 실망인지 안도인지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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