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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9화 신뢰와 의심

권하윤은 마음이 복잡하면서 쇼핑을 하러 나섰지만, 전혀 기분이 나아지지 않았다. 반면 민도준은 하윤을 위해 옷부터 액세서리까지 열심히 골랐고 물건들은 집으로 보내고, 밥을 먹으러 갔다.

그들이 간 식당은 평범해 보였지만, 오직 둘만이 손님으로 있었고 하윤은 자리에 앉자마자 주변을 둘러보며 물었다.

“여기에 무슨 특별한 게 있나요?”

도준은 담배를 피우며 웃었다.

“먹어보면 알 거야.”

음식이 나오자, 하윤은 해원의 요리들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심지어 도준이 한번 불평했던 달콤한 수프도 있었는데 원래 식욕이 없던 하윤도 한 입 먹고 놀랐다.

“여기 사장님이 해원 사람인가 봐요?”

도준은 콧소리로 대답했다.

“음.”

도준은 음식에 큰 관심이 없었고 그저 하윤이 다람쥐처럼 먹는 모습을 지켜봤다. 하윤이 테이블 위의 케이크를 손가락으로 가리키자, 도준은 그녀의 손등을 툭 치며 말했다.

“손 씻었어?”

이에 하윤은 편안해진 어투로 대답했다.

“괜찮아요, 더러워도 병 걸리지 않아요.”

도준은 하윤의 손을 잡아 수건으로 닦으며 농담했다.

“식탐이 이리 많을 줄 몰랐네.”

둘은 식사를 즐겼고, 도준은 하윤의 모습을 보며 몇 입을 더 먹었고 두 사람이 식당을 나설 때는 이미 어두워졌다. 밤이 되자 기온이 떨어졌고, 실내외의 온도 차이 때문에 하윤은 춥다고 느꼈다.

“너무 추워요.”

도준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코트 단추를 채워.”

하윤이 입은 코트는 도준이 고른 것이었고, 분홍색 바탕에 하얀색 니트 드레스가 조화를 이뤘지만 단추를 채우기를 거부했다.

“이 코트는 단추를 채우면 예쁘지 않아요.”

도준은 그녀의 말을 무시하고 단추를 채우고, 목도리로 목을 꽁꽁 묶어주자 하윤은 얼굴의 절반을 가린 목도리에서 겨우 고개를 내밀며 불평했다.

“당신이 내 스타일 다 망쳤어.”

도준은 하윤의 모습을 보고 웃으며 코를 꼬집었다.

“꾸미는 거야.”

하윤은 도준의 손을 뿌리치며 말하자 도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인정했다.

“당신은 감각이 없어요.”

“맞아, 옷에 대해선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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