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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3화 지금 당장 보고 싶어

눈물을 흘리며 혼잣말을 하던 권하윤의 모습은 너무 처연했다. 화장실에서 나온 어느 여자가 깜짝 놀라며 하윤에게 다가와 위로했는데 그 사람은 하윤이 이혼하러 온 줄 알았다.

“동생, 이렇게 젊고 예쁜데 뭔들 못 이겨내요. 언니 말 들어, 남자들은 다 똑같아. 자신에게 의지하는 게 최고야, 울지 마.”

그 여자의 작은 위로에 하윤은 현실로 돌아왔고 건네받은 휴지로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맞아요, 당신 말이 맞아.”

화장실을 나와 다시 동사무소로 들어서자, 하윤은 사람들 속에서 특별히 눈에 띄는 민도준을 바로 알아봤다. 하윤의 구두 발걸음 소리가 울리며 하윤은 한 걸음씩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 앞으로 돌아갔다.

하윤은 타이밍을 딱 맞춰서 도착했는데 도착하자마자 앞에 있던 커플의 차례가 왔고 다음은 하윤과 도준의 차례였다.

도준이 하윤을 쓱 훑어보더니 눈썹을 살짝 치켜세우며 말했다.

“어떻게 된 거야, 화장실 갔다 와서 영혼이 빠진 것 같다?”

하윤은 도준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당신 상처 좀 보여줘요.”

“여기서 말고, 집에 가서 보자고.”

“아니요, 지금 당장 보고 싶어요.”

도준은 그녀의 갑작스러운 요구에 조금 짜증이 났다.

“집에 가서 보여준다니까.”

“지금 당장 보여달라고요.”

하윤은 고집스럽게 도준에게 손을 뻗었지만, 그는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도준은 하윤을 바라보며 약간 의심스럽다는 눈빛을 보냈다.

“누가 너한테 뭐라고 했어?”

그러자 하윤이 되물었다.

“당신 나한테 알리고 싶지 않은 게 있어요?”

도준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하려는 찰나, 창구 직원이 소리쳤다.

“다음 분.”

다음 차례는 도준과 하윤이었기에 도준은 인내심을 발휘하며 말했다.

“먼저 절차 밟고, 그다음에 얘기하자.”

“아니, 먼저 당신 상처를 보여줘요.”

도준은 화가 나는 것을 강한 인내심을 발휘하며 분노가 섞인 말투로 말했다.

“좋아, 보여줄게.”

도준은 외투를 벗어 던지고, 붕대를 거칠게 찢자 보이는 팔에 난 상처를 보고 하윤의 얼굴이 굳어졌다. 길이가 손바닥만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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