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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5화 꼭 물어야 해

민도준은 애정을 담아 권하윤의 귓불을 살짝 문지르며 말했다.

“어떻게, 내 피가 충분히 흐르지 않았다고 생각해서 또 보고 싶은 거야?”

“아니, 내가 묻고 싶은 건…….”

하윤은 도준을 똑바로 응시하며 말했다.

“당신의 상처, 새로 생긴 거예요? 아니면 예전에 생긴 거예요?”

하윤이 말을 뱉자 순간 분위기는 얼음장처럼 조용했고 고요했다.

방금까지도 농담조로 말하던 도준의 웃던 얼굴은 서서히 굳어졌고 하윤의 얼굴을 잡고 있던 도준의 손이 내려와 목을 감싸면서 주도권을 다시 잡았다.

“자기야, 요즘 이상한데 재미 붙인거야? 굳이 이런 얘기를 꺼내서 기분이 상해야 해?”

도준의 말이 맞았다.

도준이 같은 사람이 거짓말을 하는 거라면 하윤은 그가 거짓말을 하는 것에 고마워해야 했고 더 물으면 서로에게 상처 주는 꼴밖에 나지 않았다.

하윤은 자조적으로 웃으며 말했다.

“그래서 당신이 원하는 건 순종적이고 말 잘 듣는 인형 같은 거죠? 그 무엇도 알 필요 없고 그저 당신이 하라는 대로 말하는 대로 듣고 있으면 된다는 거죠?”

도준은 날카롭게 반응하는 하윤에 다소 짜증스럽다는 듯 말했다.

“그렇게 말한 적 없어.”

“그럼 무슨 뜻인데요? 그냥 내가 순진하고 속이기 쉬운 강아지처럼 필요하면 시키고 완성하면 보상으로 사료 같은 거 던져주고 그런 존재인가요?”

억눌렀던 감정이 터져 나오며 복도에서 하윤의 분노가 담긴 목소리가 울렸다.

“그럼 왜! 왜 나한테 아무 일도 없었다고, 왜 처음부터 당신 실종되었을 때 누구랑 같이 있었다는 걸 안 알려주는 건데요!”

하윤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져 마지막에는 흐느낌으로 바뀌었다.

도준은 마른침을 삼키고 입을 열려고 하는 순간 진료실의 문이 열렸다.

방을 잘못 찾아온 의사는 빠르게 문을 문을 쾅! 하고 닫으며 마음속으로‘나를 보지 마라, 나를 보지 마라’ 라고 되뇌었다.

도준은 하윤의 어깨를 잡으며 말했다.

“울지 마, 집에 가서 얘기하자.”

……

문이 닫히는 소리에 유정인 아주머니가 부엌에서 나왔다.

“사장님, 사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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