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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2화 구원

주림의 병실을 나서니 복도에서 한창 간호사와 얘기 중인 한민혁이 눈에 들어왔다.

민혁도 마침 병실에서 나온 하윤을 봤는지 얼른 다가와 멋쩍게 웃었다.

“하윤 씨, 병문안 잘 했어요? 그럼 다른 병실로 갈까요?”

“선배 할아버지는 어때요? 혹시 많이 아픈가요?”

“네?”

병실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는 민혁은 하윤이 단순히 주민수의 건강을 염려한다고 생각했는지 얼른 안심시켰다.

“걱정하지 말아요. 도준 형이 이미 가장 좋은 약과 의료진을 붙여달라고 병원 측에 일러 뒀어요. 게다가 암 초기에 일찍 발견해서 큰 문제는 없을 거예요.”

‘암 초기라고?’

‘어쩐지, 주림 선배의 의식이 또렷한데 한마디도 안 한다 했어. 누군가 선배의 입을 막은 게 분명해.’

하윤의 표정에서 자기가 말 실수했다는 것을 눈치 챈 민혁은 당장이라도 자기 뺨을 때리고 싶었다.

하지만 수습하기 위해 얼른 말 머리를 돌렸다.

“도준 형이 두 사람한테 엄청 잘해줘요. 병원비도 면제해 주고, 먹고 자는 것도 최고급으로만 취급하고. 도준 형 아니었다면 두 사람 아마 깊은 산골에서 계속 시간만 끌다가 병만 악화했을 거예요. 안 그래요?”

하윤은 더 이상 민혁의 말에 대꾸하고 싶지 않아고, 도준에 관한 그 무엇도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오직 그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만 알고 싶을 뿐.

대충 고개를 끄덕인 하윤이 이내 다정의 병실로 걸어갔다.

그 사이, 말없이 떠나가는 하윤의 뒷모습에 전전긍긍하던 민혁은 끝내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어, 도준 형, 있잖아……, 혹시 형이 아주 믿는 부하가 말실수하면 용서해 줄 거야?”

“…….”

“다정아, 자, 선물.”

정교한 상자를 받아 든 순간, 다정의 얼굴에는 마침내 즐거운 미소가 드리웠다.

하지만 예쁜 리본을 풀기 전 습관처럼 한 번 더 확인했다.

“언니, 이거 정말 저 주는 거에요?”

“응, 그래.”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미소 짓는 하윤의 대답을 듣고 나서야 다정은 기쁜 마음으로 선물 상자를 뜯었다.

작은 상자 안에 담긴 건 다름 아닌 손목시계였다. 붉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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