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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1화 병적인 의존

방금 전 그릇 하나를 깨 버린 정다정은 어쩔 줄 몰라 쩔쩔매며 부엌에 서 있었다.

그 모습을 본 권하윤이 얼른 다가가 걱정된 투로 물었다.

“왜 그래? 혹시 다쳤어?”

다정은 너무 놀라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하윤이 허리를 굽혀 깨진 그릇 조각을 줍자 그제야 허둥지둥 치우며 끊임없이 사과했다.

“죄송해요.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정말 죄송해요.”

손을 부들부들 떠는 다정의 모습에 하윤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불안해 보이는 다정이 손이라도 베일까 봐 얼른 일으켜 세웠다.

“무서워할 거 없어. 그릇 하나 깬 건데 뭐. 괜찮아.”

하지만 어렵사리 다정을 부엌에서 데리고 나간 그때, 식탁 위에 차려진 아침상이 눈에 들어와 하윤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게 다 네가 한 거야?”

“죄송해요. 언니가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이것저것 했어요. 바로 버릴게요.”

다정이 또다시 사과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은 너무 이상했다. 하지만 하윤은 준비한 음식 모두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라며 애써 다정을 달랬다.

그때 마침 돌아온 유정인도 풍부한 아침상을 보고 소리 내어 웃었다.

“다정이가 이 아줌마 직장까지 빼앗으려 하는 거 아니야?”

기특해서 던진 농담일 뿐이었는데, 다정의 얼굴은 순간 새하얗게 질리더니 방으로 달려가 다시 나오지 않았다.

그 모습에 유인정은 어리둥절했다.

“다정이 왜 저래요?”

하윤은 꼭 걸어 잠근 방문을 보며 깊은 생각에 잠기더니 이내 웃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낯설어 그러는 것이니 우리끼리 먹어요.”

식사가 끝나고, 유정인도 퇴근한 뒤에도 다정은 여전히 방에만 틀어박혀 있었다.

심각한 상황에 하윤이 다정을 달래 보려고 문을 두드리려는 순간, 민도준의 전화가 걸려왔다.

그 순간, 하윤은 마치 구세주라도 만난 듯 얼른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도준 씨, 다정이가…….”

“이모님한테서 들었어. 내가 민혁을 보냈으니 다정이 데리고 심리의사 한번 찾아가.”

처음에는 어린 나이에 너무나 많은 일을 겪어 스트레스를 받은 게 원인이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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