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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4화 가면

역시나 권하윤이 생각했던 대로 정다정은 또다시 고개를 저었다.

‘설마 선배가 밖에서 만난 사람인가? 누구지?’

하지만 하윤이 핸드폰을 다시 받아 든 그때, 다정이 갑자기 액정 끝을 짚으며 말했다.

“이 언니 같아요.”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을 보니 웬 여자의 옆모습이었다.

‘이 사람은…… 공은채?’

공은채는 사람이 많은 곳을 싫어하는 데다 사진을 찍는 것도 싫어하여 단체사진을 찍던 날 먼저 떠났었다. 때문에 엉겁결에 옆모습만 걸린 모양이다.

하지만 하윤은 믿기지 않았다.

“다정아, 혹시 잘못 본 거 아니야?”

하윤의 질문에 다정은 갑자기 초조한 모습을 보였다.

“죄송해요. 저도 제대로 본 건지 모르겠어요. 그게, 그러니까…….”

너무 급한 나머지 다정이가 환자라는 것조차 잊은 하윤은 그제야 아차 싶었는지 얼른 달랬다.

“괜찮아. 그냥 물어보는 거니까 무서워하지 마.”

한참 동안 다정을 달랜 뒤, 하윤은 깊은 생각에 빠졌다.

‘공은채라면 분위기가 독특한데다 평범한 생김새가 아니라 잘못 알 가능성이 극히 드문데.’

‘설마 주림 선배가 정말 공은채 남자 친구였어?’

‘그런데 도준 씨와 약혼한 사이 아닌가?’

‘아니지. 아버지와 그렇고 그런 사이 아니었나? 그런데 왜 또 주림 선배 여자친구라는 거야?’

하윤은 갑자기 몰려오는 생각에 머리가 터질 지경이었다.

이윽고 한참 뒤, 다정이 평정심을 되찾자 하윤은 다시 물었다.

“너 혹시 언제 이 언니 만났어? 혹시 흥덕 마을에서 만난 거야?”

다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주림 오빠가 이 언니 데려온 적 있어요. 제가 이 언니한테 예쁘다고 하니까 아주머니도 기뻐하며 저한테 사탕을 줬거든요. 이 언니가 자기 미래 며느리라면서.”

하윤은 들으면 들을 수록 이 모든 게 상상이 가지 않았다.

“그러면 이 언니와 대화는 해본 적 있어?”

“네, 엄청 친절했어요.”

‘친절하다고?’

하윤의 기억에 공은채는 언제나 무뚝뚝하고 차가운 분위기를 내뿜고 있어 절대 친절이라는 단어와 매치가 되지 않았다.

그러던 그때, 고은지가 했던 말이 갑자기 뇌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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