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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3화 불쌍한 외동딸

권하윤은 고개를 돌리며 놀란 듯 연기했다.

“혹시 옥분 언니가 양육비를 남긴 걸 몰랐어요?”

박희숙은 돈이라는 말에 더 이상 하윤을 내쫓지 않았다. 오히려 하윤이 말한 양육비를 손에 넣기 위해 손을 허리춤에 얹고는 고개를 빳빳이 쳐들었다.

“당연히 알지. 얘는 우리가 키우고 있으니 그 양육비는 당연히 우리 거 아니겠어? 돈이나 당장 내 놔!”

하윤은 당당한 태도로 말하는 박희숙을 위아래로 훑었다.

“양육비는 보호자한테 줘야 하는데 입양 절차는 밟았나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박희숙을 보자 하윤은 이 집에서 다정을 입양할 때 정식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일이 쉽게 돌아가네.’

그때 박희숙이 또 횡포를 부리기 시작했다.

“입양이고 뭐고 얘가 우리 집에서 살면서 먹고 자고 하는데 양육비는 우리가 갖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

“그쪽이 다정이를 키우고 있는 게 확실하다면 이 양육비를 줄 수는 있어요. 그런데 그 전에 다정이한테 확인해 보고요.”

“확인?”

박희숙은 잔뜩 경계한 듯 물었다.

“무슨 확인?”

“다정이랑 따로 얘기를 나눠 봐야겠어요.”

“무슨 예기?”

하윤은 박희숙이 원치 않는 티를 팍팍 내자 오히려 미련 없이 떠날 것처럼 굴었다.

“물어보는 게 그렇게 싫으면 됐어요. 다정이 삼촌이 이 마을에 있다고 하던데 다정이 삼촌한테 물으면 되죠 뭐.”

“저기, 잠깐만.”

돈이 그 주정뱅이 손에 들어가면 또 흥청망청 써버려 없어질 게 뻔하자 박희숙은 마지못해 다정을 하윤 쪽으로 밀었다.

“물어봐. 그런데 이 정원 안에서 물어야 해.”

“아들, 엄마랑 방에 들어가자.”

남자애는 불만 가득한 말투로 떼를 썼다.

“싫어요. 전 돌멩이 던지는 게임 할 거란 말이에요.”

“성희겸! 엄마 말 들어. 엄마가 이따가 돌멩이 많이 주어 줄게, 어때?”

시간에 쫓기자 하윤은 얼른 다정의 손을 잡고 다정하게 물었다.

“다정아, 이곳에서 지내는 게 즐거워? 만약 즐겁지 않다면 언니와 함께 떠나자.”

다정은 겁에 질린 눈빛으로 방 쪽을 슬쩍 바라봤다. 그 시각, 박희숙이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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