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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1화 거리는 멀지만 마음은 가까이 있다

민도준은 약 2 초간 침묵하다가 재밌다는 듯 피식 웃었다.

“왜? 공씨 저택에 한번 들어가더니 느끼는 점이 많나 보네?”

하윤은 도준과 농담할 기분이 아니었기에 낮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냥 제가 참 사람 귀찮게 하고 재수 없게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 돼서요.”

자기 앞에서 머리를 굴리던 하윤이 밖에서 고생을 겪고 나서 오히려 고분고분해지자 도준의 눈에서 약간의 만족감이 새어 나왔다.

이에 도준은 소파에 기대 하윤의 요구대로 인테리어 한 집안을 빙 둘러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됐어. 도를 닦는 마음으로 하윤 씨랑 같이 있는 거니까. 그리고 미리 말해 두는데 이미 나한테 화를 입혔으면 끝까지 책임져야 해. 다른 마음 품었다간, 알지?”

물론 좋은 말은 아니었지만 그 말 한방에 하윤의 마음 속에 있던 부정적인 생각이 말끔히 사라졌다.

“누가 딴 생각했다고 그래요? 저는 한평생 도준 씨 하나뿐인데.”

이윽고 다시 정신을 가다듬은 하윤은 또다시 자기 속마음을 슬그머니 내비쳤다.

“그럼, 너그러운 도준 씨가 저 좀 용서해 주면 안 돼요? 앞으로 저 무시하지 마요.”

도준의 눈에는 순간 흥미가 더해졌다.

‘정말 잘해 주기만 하면 기어오른다니까.’

“용서하기엔 일러, 하는 거 봐서 결정할게.”

“좋아요. 제가 제대로 보여 줄게요…….”

한창 말하고 있을 때 핸드폰에서 알람이 울리기 시작했다.

확인해보니 핸드폰 베터리가 20퍼센트 밖에 남지 않는다는 알람이었다.

“아, 통화는 이만 해요. 저 핸드폰 배터리 다 나갔어요. 여기서 나가면 다시 연락할 게요.”

다급하게 전화를 끈 하윤은 헐레벌떡 핸드폰을 저전력 모드로 설정해 두었다.

그날 새벽 12시.

분명 아까도 불안했지만 도준과 예기를 나눠서 그런지 편안해지면서 잠이 솔솔 몰려왔다.

이에 의자에 앉아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창 밖의 어둠은 마치 정체된 것처럼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그러던 그때, 하윤의 고개가 갑자기 아래로 푹 떨어지더니 깜짝 놀라며 잠에서 깨어났다.

‘내가 어쩌다 잠들었지?’

바로 핸드폰을 확인해 보니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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