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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4화 예의 있게 사람 약 올리다

지척에 있는 대문을 보자 권하윤은 당장이라도 뛰쳐나가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너무 눈에 띈다. 문 앞을 지키고 있는 경비원만 해도 4명인 데다 방 안에서 지키고 있는 경호원들까지 포함하면 하윤이 혼자 상대하는 건 무리였다.

하윤이 한창 고심하고 있을 때 한참 동안 조용하던 전화에서 진동이 울렸다.

문자를 보낸 사람은 다름 아닌 하루 종일 사라졌던 던이었다.

[던: 실례합니다만 혹시 살아 있나요?]

하윤은 화가 나다 못해 눈이 뒤집어질 지경이었다.

‘살아 있냐고?’

‘살아있어도 당신 때문에 화병 나 죽겠어!’

하윤은 잔뜩 화가 난 채로 액정을 힘껏 두드렸다.

[살아 있어요! 그런데 곧 죽게 생겼네요.]

[던: 제 목숨이 위협받지 않는 선에서 무얼 도와줄 수 있을까요?]

하윤은 필요 없다고 확 질러버릴까 하다가 얼마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 있는 대문을 보자 마음이 흔들렸다.

‘이대로 기다리는 건 방법이 아니야. 밖에 나가서 던 씨 도움을 받는 게 더 희망 있어.’

그때 하윤의 눈이 종이돈과 촛불을 넣은 상자에 멈춰 서더니 갑자기 대담한 수가 떠올랐다.

5시 반.

아침 교대 경비원이 방에 들어가 교대하는 사이 갑자기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불이야! 불이야!”

경비원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한 쌍의 남녀가 불 난 상자를 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있었다.

불을 보면 사람은 본능적으로 피하기 마련이다.

때문에 경비원은 뒤로 물러나면서 소리질렀다.

“거기 두 사람! 어디 가는 겁니까?”

그때 하윤이 높은 목소리로 소리쳤다.

“그거 당장 밖에 버려요. 안에 종이라서 불길이 집에까지 번지면 큰일 나요.”

그 말을 듣자 경비원은 더 이상 두 사람을 막지 않았다. 만약 정말로 화재 사고라도 발생하면 그들 모두 끝이니까.

“버리고 당장 돌아오세요!”

대문을 나선 하윤은 주위를 빙 둘러봤다.

흰색 차 한 대가 문에 가로 막힌 채 약 100미터 정도 되는 곳에 세워 있었다.

이에 하윤은 상자를 들고 있는 사람들에게 눈빛을 보내더니 연기를 하기 시작했다.

“앗 뜨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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