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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9화 보고싶어?

민도준은 권하윤의 말에 곧바로 동의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래, 아까 어디까지 말했더라? 나 보고 싶었다고 했지? 그냥 생각만 했어? 나 생각하면서 혼자 뭐 한 거 없어?”

하윤은 약 2초 간 멍해 있다가 그제야 도준의 뜻을 이해하고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무슨 소리 하는 거예요? 제가 말한 보고 싶다는 순…… 순수한 뜻이었다고요!”

“그래?”

도준은 말꼬리를 길게 끌며 허스키한 목소리로 하윤의 귀에 대고 입이 닿을 락 말 락하게 말했다.

심지어 목소리에는 장난기가 섞여 있었다.

“난 또 혼자 외로움이라도 달랬나 생각했지.”

하윤은 귀가 간지러워 도준의 괴롭힘을 살짝 피하며 화제를 돌렸다.

“그러는 도준 씨는요? 저 안 보고 싶었어요?”

“보고 싶었지.”

가벼운 대답에 하윤의 입꼬리는 날아갈 것처럼 올라갔다.

“하지만 내가 생각한 건 순수한 게 아니야. 예를 들면 하윤 씨가 내 아래에서…….”

야릇한 말에 순간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 하윤은 손을 들어 도준의 입을 막았다.

“그만 말해요.”

하지만 도준은 하윤의 손을 잡아당기며 말을 이었다.

“하윤 씨가 물어본 거면서 이제는 듣기 싫어? 자기야, 사람이 이렇게 쉽게 변하면 어떡해?”

하윤은 귀를 막으며 버럭 소리쳤다.

“저 배고파요. 밥 먹을래요.”

호텔에서 묵는 건 역시 편리했다. 전화 한 통에 바로 음식이 배달되니 말이다.

종업원은 음식을 테이블 위에 올려 놓고 바로 자리를 떴다.

음식의 향긋한 냄새에 거의 등에 붙을 지경인 하윤의 배에서 꼬르륵거리는 요란한 소리가 났다.

하지만 하윤은 도준을 먼저 챙겨야 했다.

“도준 씨 먹어 봐요. 여기 군만두가 특히 맛있어요.”

도준은 배고파 하는 하윤의 모습에 음식 하나를 집어 하윤의 접시에 담아 주었다.

“자, 먹어. 침이 그릇에 떨어지겠어.”

확실히 오랫동안 굶어 배가 고팠던 하윤은 너무 급하게 먹은 탓에 이내 배가 불렀다.

이윽고 하윤은 도준에게 국을 담아 주며 음식을 권하기 시작했다.

“도준 씨, 이거 한번 먹어 봐요. 제가 어릴 때부터 먹던 거예요.”

하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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