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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8화 잠깐의 이별이 신혼보다 낫다

며칠 동안 떨어져 지내다가 다시 만나서인지 두 사람 사이의 분위기는 더욱 끈적했다.

기사 아저씨는 눈치껏 차를 호텔로 돌렸고 하윤은 차에서 내려서부터 도준에게 안긴 채 한시도 발을 바닥에 붙이지 않았다.

다행히 이른 시간이라 호텔에는 사람이 별로 보이지 않았다.

엘리베이터 거울에 진득하게 붙어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이 그대로 반사되었고 위로 올라가는 작은 공간이 두 사람의 거친 숨소리를 가두었다.

“쾅.”

도준은 호텔 방문을 열기 바쁘게 하윤을 안은 채 안으로 들어갔다.

눈 깜짝할 사이에 문에 밀쳐진 하윤은 바닥에 널브러진 옷을 발견하자 마자 애써 정신을 되찾았다.

“잠. 잠깐만요. 샤…… 샤워…….”

도준은 하윤의 가슴에 찰싹 붙은 채 나지막하게 웃었고 미세하게 전해지는 떨림이 하윤의 심장을 매혹했다.

“난 하윤 씨 더럽다고 생각 안 하는데.”

하윤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채 맥없이 도준의 가슴을 내리쳤다.

“제가 싫어요. 아…….”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발이 땅에서 붕 뜨더니 코알라 자세로 도준에게 대롱대롱 매달리게 된 하윤은 부끄러워 어쩔 줄 몰라 했다.

“뭐 하는 거예요?”

“더러운 거 싫다며? 샤워하는 거 지켜봐야 하지 않겠어? 내가 밑지는 기분이지만 보게는 해줄게.”

“…….”

욕실 속에서 물소리가 낮은 신음과 밭은 숨소리에 뒤덮이는가 싶더니 짙은 물안개가 욕실 안을 뒤덮었다.

하룻밤의 스릴 넘치는 탈출의 긴장함은 이 순간 모두 사라져 버렸다.

반나절이 지난 뒤.

오후 2시, 따뜻한 햇빛이 바닥에 떨어져 대에 닿을 락 말 락 했다.

이불 밑에서 하윤은 베개 위에 얼굴을 파묻은 채 정신없이 자고 있었다.

욕실에서 나온 뒤 도준은 마치 정신이 맑아진 것처럼 손을 들어 하윤의 어깨를 꾹 눌렀다.

“일어나, 밥 먹자.”

한바탕 전쟁 같은 정사를 치르고 나자 하윤은 말투마저 변했다.

“바닥 내려갈 힘 없어요, 안 먹을래요.”

도준은 손가락으로 하윤의 얼굴을 살짝 튕겼다.

“왜? 잠 자고 나니까 이제 또 심술이 도졌어?”

이에 하윤이 화가 난 듯 투덜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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