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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4화 대체 어느 집 사모님이야?

공미란은 민도준의 말에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

“따지러 왔다고? 우리 공씨 가문이 민 사장과 무슨 원한을 졌다고?”

도준은 등 뒤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이리 와.”

그와 동시에 자기의 존재감을 애써 숨기고 있던 하윤은 흠칫 놀라며 고개를 쳐들었다. 그러자 방 안에 있던 시선들이 하나들 하윤에게 몰려들기 시작했다.

공미란뿐만 아니라 주위에 앉아 있던 공씨 가문 어르신들까지 말이다.

한참 동안 한 마디 말도 내뱉지 않던 사람들이 일제히 고개를 돌려 번뜩이는 빛을 반사하며 저를 바라보고 있자 하윤은 순간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이윽고 뻣뻣하게 굳은 모습으로 도준을 향해 걸어갔다. 하지만 도준의 앞에 도착하기도 전에 도준이 커다란 손으로 하윤을 잡아 자기 옆으로 끌어당기며 톡톡 두드렸다.

“소개하죠. 이 사람은 저의…….”

숨죽이고 귀를 쫑긋 세우고 있던 하윤도 도준의 말에 집중했다. 그때 도준이 갑자기 말을 바꾸었다.

“민씨 가문의 사모님입니다.”

‘저 말 왜 이렇게 낯설지가 않지?’

김종서가 말했던 ‘해운 그룹 사모님’이라는 말이 갑자기 떠오른 하윤은 목을 움츠린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오히려 그 말을 들은 공미란이 눈살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민 사장이 결혼한 줄도 몰랐군.”

도준은 눈꺼풀을 들어 올리며 맞받아 쳤다.

“왜요? 부조금이라도 주게요? 지금 줘도 늦지 않았습니다.”

이윽고 하윤의 허리를 살짝 주무르며 말을 이었다.

“가서 공씨 가문 왕 사모님한테 인사해.”

하윤은 거절하고 싶었지만 도준도 이렇게 말한 마당에 할 수 없이 울며 겨자 먹기로 발걸음을 옮겼다.

“왕 사모님, 안녕하세요.”

공미란은 하윤처럼 아무런 배경도 없는 데다 본분을 지키지 않는 여자를 가뜩이나 싫어하는데, 자기 손녀딸 공아름과 결혼시키려던 도준의 신부 자리를 눈앞에 있는 말괄량이 같은 계집이 차지하자 더 불쾌했다.

그 때문에 하윤의 인사에도 공미란의 표정은 무덤덤하기만 했다.

“그래.”

하윤은 인사를 마치고 다시 도준의 곁으로 돌아가려 했지만 등 뒤에 있던 도준이 하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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