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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1화 다음 상대 찾는데 방해되지 않게

권하윤은 김종서의 입을 당장이라도 틀어막고 싶은 심정으로 뒤쪽을 힐끔거렸다.

“뭐, 그냥 그렇죠. 너무 내외하지 마요.”

하지만 하윤의 그런 상황을 알 리 없는 김종서는 오히려 더 아첨을 떨었다.

“그게 어떻게 그냥 그런 정도야? 던 대표님이 너를 얼마나 아끼는지 우리가 다 봤는데. 나중에 네가 해운 회사 사모님이 되면 우리 잊지 마…….”

거침없이 아부의 말을 늘어 놓던 김종서는 차에서 내린 남자를 보는 순간 하려던 말을 목구멍으로 삼킨 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눈앞의 남자를 바라봤다.

‘뭐지? 왜 낯선 것 같지?’

‘아무리 사람 얼굴 잘 구분 못해도 색맹 까지는 아닐 텐데. 전에 봤을 때는 청회색 눈동자였는데 왜 검은 색으로 변했지?’

‘아니야, 머리도 곱슬이 아니잖아…….’

김종서는 아무리 스스로 세뇌를 해 봐도 도준과 던을 같은 사람으로 연상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한창 엉뚱한 생각에 잠겨 있는 사이, 도준이 김종서의 앞에 나타났다.

이미 사회생활을 하며 익혀 온 경험과 눈썰미로 김종서는 눈앞의 남자가 절대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아챘다.

이토록 건방진 태도는 보통 사람이 가질 수 있는 모습이 아니었으니까.

김종서가 도준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몰라 골머리를 앓고 있을 때 하윤이 얼굴에 철판을 깔고 입을 열었다.

“오빠, 왜 내렸어요?”

갑작스러운 호칭에 도준은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혀를 입안에서 굴렸다.

“오빠?”

하윤은 도준의 표정을 감히 직시할 수 없어 눈을 피하며 어색하게 말을 덧붙였다.

“여긴 내 사촌 오빠예요.”

하윤이 이렇게 소개하는 건 사실 방법이 없어서였다. 전에 그렇게 떠들썩하게 던을 남자 친구라고 소개했는데 갑자기 남자 친구가 바뀌었다고 하면 의심을 살 게 뻔했으니까.

게다가 앞으로 던의 신분으로 할 일도 있기에 이렇게 말하는 게 최선이었다.

도준이 사촌 오빠라는 소리에 김종서의 표정은 아까보다 많이 편해지더니 얼른 자기의 명함을 꺼내 건넸다.

“시윤한테 이런 오빠가 있을 줄 몰랐네요. 저는 김종서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가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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