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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0화 손해를 많이 보다

무섭다라…….

이건 민도준과 너무 먼 단어다.

도준은 태어날 때부터 무서운 게 뭔지 모르는 유전자를 갖고 태어난 것처럼 다른 사람이 무서워하는 것에 오히려 짜릿함을 느껴왔다.

딱 한 번만 제외하고…….

그건 도준이 무서운 게 뭔지 알게 된 유일한 한번이다.

그런 느낌은 너무 괴로웠다. 심지어 모두 헛수고인 걸 알면서도 바보처럼 속아 넘어 간 갔다.

그걸 지금 생각하면 화가 나지만 말이다.

하윤은 한참 동안 대답이 돌아오지 않자 삐진 듯 되물었다.

“왜 대답 안 해요? 에휴, 역시나, 거리를 둬야 아름다움이 생긴다는 건 다 개 소리네. 아름다움은 무슨, 소홀함만 생기네. 됐어요, 저는 혼자 있을게요.”

이윽고 목소리 톤을 바꾸어 가며 불만을 호소했다.

분명 얼굴은 볼 수 없었지만 도준은 하윤의 불만이 하늘을 찌른 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순간 수많은 감정이 전화기 너머에서 도준의 마음 속 깊은 곳의 무언가를 끄집어냈다.

이윽고 도준은 담배를 꺼내 입에 물며 짤막한 한마디를 내뱉었다.

“있어.”

하윤도 사실은 그저 도준한테 장난치려던 것뿐이었는데 진짜로 있다고 하니 순간 흥미가 돋았다.

“정말 있어요? 도준 씨도 무서워하는 게 있다니 신기하네요. 언제였는데요?”

‘하윤 씨가 강에 빠진 날 아무리 찾아도 찾지 못했을 때.’

도준의 눈은 살짝 어두워졌다.

도준이 바보처럼 결과도 보이지 않는 헛짓거리를 끊임없이 한 건 그때가 처음이다.

만분의 1이라는 가능성을 위해 잠도 자지 않고 인력과 물력을 총동원해서 구조 작업을 했었는데.

그 결과 하윤은 어떻게 했던가?

공태준과 도망칠 준비를 하고 있었지.

‘X발, 차라리 빠져 죽으면 덜 억울하겠네.’

하윤은 자기의 질문이 어느새 예전의 일을 들추어 냈다는 걸 알지 못한 채 꼬치꼬치 캐물었다.

“얼른 말해요. 어떤 일이었냐니까요? 누구랑 상관 있어요?”

순간 의미를 알 수 없는 웃음소리가 들려오더니 연기가 도준의 나른한 톤을 끌어냈다.

“아주 양심 없는 사람이 있어. 먹여주고 입혀줬는데 배신한 사람.”

“…….”

도준의 숨은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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