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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9화 도준 씨는 무서워해본 적 있어요?

분명 아직 몇 시간이 남았지만 고은지의 말이 끝나자 하윤은 조급해졌다.

“남원호가 어디죠? 그 시간에 저택 하인들과 마주치지 않아요?”

“저택 곳곳에 하인이 있어요. 그러니까 조심해야 해요.”

이윽고 고은지는 하인에게 발각됐을 때 숨을 수 있는 곳 몇 개를 가르쳐주었다.

“저 4시 15분까지 기다릴 수 있어요. 더 늦으면 사람들에게 발각될 수 있어요.”

물론 도처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이건 하윤에게 유일한 기회다.

이에 하윤은 깊은 숨을 몰아쉬며 대답했다.

“그래요, 알았어요.”

고은지를 보내고 나니 하윤은 잠이 오지 않았다. 아니 잠을 잘 수 없었다.

하윤은 자기가 시간을 놓치기라도 할까 봐 강제로 전원을 꺼둔 핸드폰을 다시 켜 알람을 맞췄다.

알람을 맞춘 지 얼마되지도 않아 들리는 진동음에 하윤은 도둑고양이처럼 조심스럽게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하윤이 갑자기 연락을 끊어서인지 도준의 말투에는 화가 잔뜩 묻어 있었다.

“얌전히 있으라고 한 말 잊었어? 내 말 귓등으로 들은 거야?”

“아니요. 저 이미 공씨 저택에서 나갈 방법 찾았어요.”

하윤의 계획을 들은 도준은 화가 나서 웃음이 나왔다.

“지금 이게 애들 장난처럼 보여? 도망칠 시간이 주어진다고 생각해?”

도준의 말에도 하윤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고은지 씨가 이미 준비를 끝냈대요. 그러니까 걱정할 거 없어요.”

“걱정할 거 없다고? 내가 걱정하지 않게 생겼어?”

도준의 화난 말투에 하윤은 익숙한 듯 사과를 건넸다.

“잘못했어요. 이번 한 번만 마음대로 하고 다음부터는 꼭 도준 씨 말 들을게요.”

도준은 잘못을 고치려 하지 않는 하윤의 태도에 이가 근질거렸다.

‘진작부터 이럴 줄 알고 있었으면 다리라도 분질러 버리는 건데.’

하윤은 왠지 모르게 등골이 서늘해 몸서리를 쳤지만 어렵게 다시 회복된 사이가 자기 때문에 다시 금이 갈까 봐 조심스럽게 부탁했다.

“한 번만 시도해 볼 게요. 공씨 집안 사람들은 저를 인질로 삼아야 해서 발견하더라도 저한테 어떻게 못할 거예요. 게다가 도준 씨가 있는데 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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