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775화 걸림돌 

“윤이 씨, 괜찮아요?”

민시영의 목소리를 듣자 권하윤은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저 공허한 마음과 함께 코끝이 시큰거릴 뿐.

“저 괜찮아요.”

시영은 하윤의 목소리를 듣자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이네요. 걱정하지 말아요. 이번 일은 제가 처리할 테니까. 이제 그런 소리 듣지 않아도 돼요.”

하윤은 정신을 가다듬고 애써 공황에서 벗어나려 했다.

“괜찮아요, 시영 언니는 상관하지 않으셔도 돼요. 제가 알아서 할 테니.”

시영은 바로 대답하는 대신 잠시 뜸을 들였다.

“그래요, 그럼 저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해요.”

시영이 잠깐 멈칫하는 사이 하윤은 순간 뭔가를 느꼈는지 꺼졌던 희망이 다시 불타올랐다.

그걸 모르는 시영은 전화 건너편에서 하윤이 안 좋은 생각이라도 하고 있을까 봐 위로의 말을 건넸다.

“인터넷 댓글은 너무 신경 쓸 거 없어요. 그 사람들이 싫어하는 악한 사람인데 윤이 씨는 아니잖아요.”

“네, 알겠어요.”

“다른 일 없으면 이만…….”

“시영 언니.”

전화를 끊으려던 시영이 멈칫하더니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왜요?”

그 순간 하윤이 핸드폰을 꽉 쥐었다. 마치 누군가의 손을 잡는 것처럼.

“도준 씨랑 혹시 같이 있어요?”

“…….”

여자의 떨리는 목소리가 한밤중에 전류를 타고 방 안에 흘러 들었다.

이에 시영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다가 몇 초 뒤에 헛웃음을 지었다.

“그럴 리가요. 지금 시간이 몇 시인데 오빠가 저랑 같이 있겠어요? 도준 오빠는 아마 자고 있겠죠.”

물론 시영의 말이 맞는 말이었지만 하윤은 믿을 수 없었다.

왠지 모르게 이상한 느낌이 들었으니까. 하윤은 마치 도준이 전화 건너편에서 자기를 주시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시영 언니가 아니라고 하니, 아마 도준 씨가 나랑 말 걸고 싶지 않다는 뜻이겠지…….’

도준이 듣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하윤의 목소리는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미안해요. 늦었는데 걱정시켜서…….”

환한 거실 안, 시영은 난감한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