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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1화 짜릿한 순간 

방금 들어올 때 권하윤은 대충 정찰했는데 도청기를 숨기기 가장 적합한 곳은 바로 테이블 아래였다.

테이블은 하윤이 있는 정수기와 약 2,3 미터 떨어진 거리에 있었는데 학장이 계속 하윤을 보고 있는 바람에 쉽사리 손을 쓸 수 없었다.

하지만 하윤이 조급해할 때 던이 벽을 짚으며 입을 열었다.

“이 사진들 재밌네요.”

“아, 이 사진 말씀이시구나. 이건 저희 학교 부총장입니다…….”

학장의 관심이 다른 곳으로 옮겨졌지만 위치가 애매한 터라 고개만 돌리면 들킬 게 뻔했다.

하지만 상황이 급박한 데다 더 좋은 방법이 없었기에 하윤은 위험을 무릅쓰기로 결정했다.

컵을 정수기 위에 올려 놓은 하윤은 물을 내리는 버튼을 누르고는 기회를 엿봐 재빨리 테이블 쪽으로 몸을 숙였다.

대화 소리와 물 소리가 함께 들려오자 하윤의 심장은 더 미친듯이 뛰기 시작했다.

종이컵에 물이 차는 건 한순간이기에 그 사이 원래 자리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었으니까.

너무 긴장한 탓에 손이 떨리는 데다 손바닥에 땀이 차올라 하윤은 테이프를 떼어낼 때 몇 번이나 실패했다.

심지어 물이 컵에 차는 동안 물소리가 점점 변했다.

그런 변화는 마치 하윤의 명을 재촉하는 듯했고 빨리 행동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주었다.

다행히 물컵이 찬 순간 하윤은 도청기를 테이블 아래에 붙이는 데 성공했다.

하윤은 학장이 있는 방향을 감히 보지도 못한 채 얼른 정수기 쪽으로 달려가 버튼을 눌렀다.

불과 20초도 안 되는 사이 하윤의 등은 식은 땀에 흠뻑 젖었고 입을 가린 마스크 때문에 안이 축축하게 젖어 들었다.

그제야 하윤은 조심스럽게 학장이 있는 쪽을 바라봤는데, 그 시각 학장은 끊임없이 물어보는 던 때문에 정신이 팔려 하윤에게 눈길도 주지 않았다.

안도의 한숨을 작게 내 쉬며 하윤은 조심스럽게 넘쳐날 것처럼 찰랑거리는 물컵을 들고 던 쪽으로 걸어갔다.

“드세요.”

여유만만하던 던은 물에 축축하게 젖어 있는 종이컵을 보더니 표정이 일그러졌다.

하지만 때마침 학장의 아부 섞인 목소리가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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