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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3화 심판의 막바지 단계 

며칠 사이에 권하윤은 심경의 변화가 있었기에 득의양양해하는 오나영을 오히려 한심하다는 듯 바라봤다.

“죽고 싶어 발악을 하는 건 너지. 내가 아니라.”

“이게!”

발끈하려던 오나영은 이내 미소를 지었다.

“그래. 어디 한번 보자. 오늘 개쪽을 당하는 게 누구인지.”

오나영은 목소리를 내리깔며 두 사람만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소곤거렸다.

“이따가 무대 위에서 너랑 네 아비가 짐승만도 못한 놈이라는 거 세상 사람들한테 까발릴 거야.”

뒤에서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던 케빈이 눈살을 찌푸리며 앞으로 막 나서려고 하자 하윤은 손을 들어 그를 말렸다.

하지만 오나영은 케빈을 보는 순간 깜짝 놀라 눈을 뒤집더니 하이힐을 또각거리며 의기양양해서 떠나갔다.

“혹시 화 안 나세요?”

케빈은 잠깐 동안의 침묵을 깨고 말을 내뱉었다.

이에 하윤은 덤덤하게 웃었다.

“오히려 진실이 밝혀졌을 때 저 여자의 반응이 더 궁금해요.”

……

오후 1시.

몇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콘서트홀은 어느새 꽉 찼다.

맨 앞줄은 학교 지도자들과 초대를 받은 교육기관 관원들이었고 뒤에는 초대를 받은 우수 졸업생들과 현재 재학 중인 학생들이었다.

심지어 좌석 사이의 빈 공간에는 각종 촬영 장비가 설치되어 있었는데, 그 중에는 생방송용 카메라와 후속 보도를 위해 카메라를 들고 있는 각 매체 기자들도 있었다.

엄석규는 행사가 시작되기 한참 전에 홀에 도착해 학교측 지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느라 바빴다.

게다가 사전에 기자들에게 이번에 받을 후원은 자기가 끌어들인 거라고 기자들에게 말해 두어 스펙에 한 획을 그을 준비까지 마친 상태였다.

한편 하윤은 이번에 후원을 한 던의 신분이 폭로되어 오나영 일행이 의심하는 걸 피하기 위해 학교측에 대표님이 사람 많은 걸 싫어해서 맨 마지막 줄을 비워달라는 부탁을 했다.

때문에 이 시각 하윤은 맨 마지막 줄에 앉아 무대 위에서 행사 오픈 연설을 준비하는 엄석규를 지켜봤다.

엄석규는 이성호와 나이가 비슷하고 새치가 섞여 있는 중단발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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