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790화 진실에 한 발 다가가다 

민시영은 민도준의 화가 풀어지기는커녕 더 심해진 걸 보고 다시 슬그머니 뒷걸음 쳤다.

하지만 남자는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차가운 목소리로 시영을 불러 세웠다.

“여기가 무슨 관광지야?”

시영은 그 말에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그럴리가. 난 오빠가 내 말 들어줄 기분이 아닌 것 같아서 나가려고 한 거야.”

뒤집힌 의자를 바로 세운 시영은 바닥에 있는 핏자국을 보며 끌끌 혀를 찼다.

“대외무역 팀 팀원은 모두 민병철 쪽 사람인데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다니. 이거 또 소란이 있을 것 같은데.”

“하.”

도준은 담배를 입에 문 채 콧방귀를 뀌었다. 그리고 곧바로 연기와 함께 도준의 섬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잘됐네. 오늘 마침 제대로 놀아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시영은 도준의 안색을 살피더니 한참 뒤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해원 쪽에 무슨 일 있어?”

“…….”

비록 대답을 얻지 못했지만 해원이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 섬뜩하게 변하는 도준의 눈빛을 보고 시영은 답을 얻어냈다.

이윽고 시영은 잠깐 머뭇거리더니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러고 보니 나 귀국하고 아직 해원에 가본 적 없네. 요즘 내가 제안한 프로젝트가 모두 무산되었으니 이 참에 놀러 가고 싶은데 혹시 휴가 내줄 수 있어?”

담배꽁초에서 피어오른 연기는 상공에 닿을것처럼 굴다가 이내 에어컨 바람에 의해 흩어졌다.

그리고 한참 뒤, 소파에 앉아 있던 도준이 문뜩 시영을 바라보며 눈을 가늘게 접었다.

그 순간 시영은 등골이 오싹해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오빠, 왜 그렇게 봐?”

남자의 입꼬리는 위헙한 곡선을 그리며 휘어지더니 이내 그 사이로 말이 튀어나왔다.

“해원은 나중에 가. 네가 해줘야 할 일이 있어.”

따스한 햇살이 사무실 안에 비쳐 들어왔지만 에어컨 바람 때문인지 시영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

한 편, 차안에서 부는 찬 바람에도 하윤의 조급함을 가라앉지 않았다.

벌써 20여 분이 지났는데도 아무 소식이 없자 하윤은 끊임없이 시계를 확인하며 이런저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