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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2화 호랑이 굴 속으로 들어가다

차 문이 열리자 케빈의 얼굴은 잿빛이 되었다.

“제 직책은 사모님을 보호하는 겁니다. 제 생사를 상관하지 마세요.”

권하윤은 케빈의 말을 무시한 채 차에서 내렸다. 일이 이렇게 되자 오히려 진정을 되찾았다.

“괜찮아요. 마침 공씨 집안의 어떤 분이 보자고 하는지 궁금했으니까.”

낚시를 하면 하는 사람이 미끼로 물고기를 낚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물고기도 낚싯줄을 타고 낚시꾼을 찾을 수 있으니까.

탓하려면 대어를 낚겠다고 행적을 노출한 하윤 본인을 탓해야 한다.

하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하윤은 물러나고 싶지 않았다.

‘이제 겨우 진실에 가까워졌는데 포기할 수 없어.’

그때 맨 앞에 선 경호원이 하윤을 향해 손짓했다.

“이시윤 씨, 들어가시죠.”

하윤은 케빈을 바라봤다.

“케빈 씨는 이만 가보세요.”

케빈은 다리에 난 상처를 힐끗 보고는 따라가면 짐만 된다는 판단 하에 끝내 고개를 끄덕였다.

하윤은 그래도 던에게 뭐라도 말해야겠다는 생각에 고개를 돌렸는데, 사람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다시 주위를 살펴보니 던은 이미 7,8 미터 떨어진 곳에서 하윤을 향해 손짓하고 있었다.

“…….”

‘도망 한번 빨리 치네.’

그렇게 하윤은 공씨 집안 경호원들의 감시하에 공씨 저택에 발을 들였다.

경호원들을 따라 들어간 건 여전히 옆문이었다.

문턱을 넘어서니 맞은편에 벽이 막혀 있어 시선마저 차단되었다.

하지만 하윤이 벽면에 새겨진 무늬를 찬찬히 확인하기도 전에 등 뒤의 문이 닫혀 버렸다.

그와 동시에 길가에서 들리던 인기척 소리도 문밖으로 차단되어 하윤은 왠지 조금 불안해졌다.

벽을 지나자 초목이 우거진 정원에 도착하자, 커다란 나무가 정원에 세워져 있는 석상에 드리우면서 으스스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주홍색으로 칠한 기둥을 지나자 어느새 정원의 끝이 눈에 들어왔다.

분명 울긋불긋한 꽃과 버드나무가 가득하고 호수가 놓인 아름답고 생기 넘치는 곳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곳곳에서 침울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그 원인은 바로 곳곳에 숨어 있는 저택 하인들 때문이었다.

그들은 모두 어깨를 한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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