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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0화 귀빈의 특이한 취향 

행사 당일.

하윤은 마스크와 모자를 쓰고 던의 서류 가방을 들고 차에서 내렸다.

스폰서인 던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사람들의 열렬한 환대를 받았다.

심지어 학장이 직접 두 명의 학과장과 영어 통역을 도와줄 영어 선생님을 데리고 마중 나왔다.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는 던에게 영어 선생님은 사실 필요 없었는데 말이다.

하지만 던은 매번 한국어 발음을 또박또박 하려고 애쓰다 보니 외국인이 한국어 듣기 평가 시험 문제를 읽는 것 같다는 착각을 주기는 했다.

학장은 싱글벙글 웃으며 그런 던을 맞이했다.

“안녕하세요, 해원 음악 대학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우선 학교부터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점심은 학교 귀빈실에 준비해 뒀습니다. 그리고 행사는 오후 1시에 옆에 있는 콘서트홀에서 진행될 예정입니다.”

학장은 말하면서 영어 선생님을 바라봤고 영어 선생님이 통역을 하는 동안 던은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경청했다.

하지만 영어 선생님이 어렵사리 통역을 마치자 그제서야 유창한 한국어로 대답했다.

“네, 감사합니다.”

그 말에 학장과 영어 선생님은 순간 할 말을 잃고 말았다.

그러다가 본관에 도착하자 존재감을 숨기고 있던 하윤이 갑자기 입을 가리며 헛기침을 했고, 앞에서 걸어가던 던이 발걸음을 멈추며 입을 열었다.

“이 건물은 조금 특이해 보이네요.”

학장과 학과장은 일제히 퇴색한 낡은 건물을 바라봤다.

이윽고 귀빈의 취향을 모르는 학장은 마지못해 맞장구 치며 대답했다.

“네, 뭐 고풍스럽고 세월의 흔적이 남아 있는 건물이긴 하죠.”

“그렇게 칭찬하니 들어가 보고 싶네요.”

던은 사람들에게 대답할 기회도 주지 않고 말을 마치자마자 먼저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어, 저기…….”

학장은 이내 던을 막으려 했지만 곧이어 반시간도 넘는 사무실 관광이 이어졌다.

교실부터 교사들의 사무실, 심지어는 도구실까지 던은 꼼꼼히 살폈다.

그렇게 총장실에 도착하자 학장은 너무 놀라 머리가 곤두섰다.

“저기……, 총장실은 들어가시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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