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776화 사랑스러운 모습 

민씨 저택.

민시영은 소리 없이 하품을 하며 얼어붙은 것처럼 자리에 앉아 있는 남자를 한번 훑어보더니 이내 시계를 힐끗 스쳐봤다.

벌써 4시.

민재혁네 식구가 요즘 얌전해서 그나마 편히 잘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다.

솔직히 방금 새벽 3시 쯤 누군가 방문을 두드려 안채로 부를 때, 시영은 할아버지가 다시 살아 돌아온 줄 알고 섬뜩했었다.

그런데 눈 앞에 있는 사람을 보는 순간 오늘 잠 자기는 글러먹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끝내 참지 못한 시영은 슬금슬금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

문을 나선 시영은 계단 앞에서 저도 모르게 습관 적으로 손을 들었다. 이건 야맹인 시영의 습관이다.

하지만 손에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 걸 문뜩 인지한 순간 입가에 자조적인 웃음이 걸렸다.

‘내가 진짜 잠을 못 자서 머리가 어떻게 됐나 보네. 내 손으로 직접 해원으로 보냈으면서 부축해 주길 바라다니.’

홀로 난원에 돌아간 시영은 창가에 서서 고요한 저택을 살폈다.

그 순간 어두운 창에 희미한 그림자가 비쳤다.

한편, 해원에 있는 케빈도 창가에 서서 네온사인으로 물든 강을 구경하고 있었다.

밤이 저물자 흥도 점점 식어갔다.

……

다음날.

하윤이 깨어났을 때 핸드폰 베터리가 나가 전원이 꺼져 있었다.

그건 하윤의 핸드폰도 마찬가지였다.

하윤은 얼른 핸드폰을 충전하고는 욕실로 들어가 샤워했다.

그러고는 호텔 레스토랑에서 아침 식사를 할 때 그 핸드폰을 케빈에게 돌려주었다.

“죄송해요, 어제 케빈 씨 핸드폰을 제가 가져가 버려서.”

케빈은 괜찮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이에 하윤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식사를 하기 시작하더니 한참 뒤에야 다시 입을 열었다.

“저 오늘 누구 좀 만나야 할 것 같아요.”

하윤은 진은영을 만나러 갈 생각이었다.

몇 년 전 오나영과 채영 모두 하윤의 아버지가 자기한테 성추행을 저질렀다고 고발했지만 진은영은 그저 증인 신분으로 증언했다.

때문에 계획을 실행하기 전 하윤은 진은영이 오나영과 채영과 함께 돈을 받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