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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1화 아수라장

“도준 오빠, 왜 이제야 왔어?”

민시영은 활짝 웃으며 그를 반겼다.

“난 또 바람맞는 줄 알고 걱정했잖아.”

“그럴 리가. 다들 모여있는데 와야지.”

의자를 당겨 자리에 앉은 민도준은 담배에 불을 붙이고 라이터를 테이블 위에 던져버렸다.

“탕”하는 소리에 놀란 권하윤은 심장이 쪼그라들어 미처 발견하지도 못했는데 민시영이 잿빛이 된 민승현의 표정을 보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오빠, 거기 승현이 자리야.”

아까 그들 넷만 있을 때 권하윤의 왼쪽에 민승현, 오른쪽에 민시영이 앉았었는데 민도준이 갑자기 나타나 민승현의 자리를 꿰차는 바람에 왼쪽에 고은지 오른쪽에 권하윤이 앉은 셈이었다.

다행히 원형 테이블이라서 고은지 옆에 앉았다고 볼 수도 있어 그나마 괜찮았지만 민승현만 난처한 상황에 부닥치게 되었다.

민시영의 말에 민도준은 그제야 발견한 듯 능청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담배를 검지와 중지 사이에 끼운 채 느긋하게 입을 열었다.

“이런. 진작 말해주지. 그랬으면 여기 앉지 않았을 텐데.”

하지만 내뱉은 말과는 달리 일어날 기미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다행히 사람들 앞이라 그런지 민승현은 화를 내지 않고 그저 어두운 표정으로 옆에 놓인 주먹을 그러쥐며 참을 뿐이었다.

“자리가 뭔 대수라고. 형 앉고 싶은 자리에 앉아.”

그는 말을 마친 뒤 권하윤의 오른쪽으로 걸어갔고 민시영이 옆으로 자리를 내준 덕에 그사이에 자리를 잡고 앉게 되었다.

눈앞에서 벌어진 상황에 지금껏 잘 대처하기만 하던 민시영도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속으로 오늘 이런 자리를 만든 걸 후회했다.

하지만 애써 표정을 유지한 채 웨이터를 불러 민도준의 입맛에 맞을 요리를 몇 가지 더 주문했다.

그리고 그 시각 민시영 못지않게 고통스러운 사람은 또 있었다.

민도준이 곁에 앉은 뒤로부터 마치 가시방석에 앉은 것처럼 불편해진 권하윤은 멍하니 테이블을 쳐다보며 민도준과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애를 섰다.

하지만 민도준의 담배 연기가 하필이면 자꾸만 그녀 쪽으로 불어와 코끝을 자극하는 바람에 쉽게 무시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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