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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4화 뭘 하는지 알잖아

방 안.

순식간에 빈 세 개의 좌석을 보자 민승현은 갑자기 짜증이 밀려왔다.

물론 권하윤이 민시영과 함께 화장실에 갔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민도준도 너무 오래 자리를 비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한번 충격을 받은 머리는 저도 모르게 두 사람이 화장실에서 밀회하는 장면을 그려내기 시작했다.

‘설마 시영 누나가 있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나? 아니면 다른 사람의 시선따위 의식하지 않는 건가?’

권하윤이 민도준의 품에 안겨 오던 장면을 본 뒤로부터 그의 가슴에는 마치 불덩이가 쌓인 듯 쉽게 꺼지지 않았고 오장육부도 매일매일 타들어 가는 느낌이다.

입을 열면 치밀어 오르는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욕지거리를 내뱉을 것만 같아 참다못한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하지만 고은지도 옆에 있었기에 대충 변명거리를 찾아 던졌다.

“저 잠깐 화장실 다녀올게요.”

“제가 그쪽이라면 지금 가보지 않을 거예요.”

거의 식사 내내 한마디도 꺼내지 않던 고은지가 갑자기 던진 말에 민승현은 잠시 멍 해있다가 눈살을 찌푸렸다.

“그게 무슨 소리죠?”

차가운 눈빛이 민승현에게 떨어지더니 잇따라 감정 하나 섞이지 않는 목소리가 민승현의 가슴을 후벼팠다.

“우리 다 알잖아요. 두 사람 뭘 하고 있는지.”

체면이 갈기갈기 찢어진 민승현은 순식간에 버럭 화를 냈다.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예요? 고씨 집안사람이 알긴 뭘 안다고. 그렇게 헛소리하면서 우리 집안에 발 들일 생각을 하는 거예요?”

분노 가득한 그의 모습에도 고은지의 표정은 조금의 변화도 없었다.

“당연하죠. 그래서 더 가보지 않는 거예요.”

너무나도 냉정한 고은지의 반응에 민승현은 그녀가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저 창피한 일을 모르는 사람 앞에서 들켰다는 것에 쪽팔리고 화가 났다.

“그쪽은 언제 발견했는데요?”

“방금요.”

고은지는 말하면서 텅 빈 자리를 쓱 둘러봤다.

하지만 발견했다는 건 어찌 보면 정확하지 못한 표현이다. 왜냐하면 민도준은 지금껏 숨길 생각조차 없었으니까.

만약 그가 권하윤의 체면을 봐주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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