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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5화 약을 타다

민시영이 이렇게 말한 건 아까의 상황을 만회하기 위한 것이다.

게다가 평소에도 가끔 농담을 섞어 말하는 터라 과하지도 실례가 되지도 않았다.

하지만 말수가 적은 고은지도 웬 영문인지 입을 열었다.

“부탁드립니다.”

그 한마디에 민도준은 그녀를 힐끗 바라보더니 갑자기 웃으며 테이블을 톡톡 두드렸다.

“입 한번 여는 게 쉽지 않네.”

문을 나서던 권하윤은 마침 그 한마디를 듣게 되었다.

이윽고 입꼬리를 올리며 문을 닫은 그녀는 뒤에서 느껴지는 민도준의 시선을 막아버렸다.

그 시각 이미 몇 걸음 걸어간 민승현은 꾸물대며 느릿느릿 걸어오는 그녀를 보자 참지 못하고 홱 잡아끌었다.

“서둘러. 뭘 그렇게 꾸물대?”

그는 권하윤을 잡은 채로 레스토랑 문 앞까지 걸어가더니 다급히 그녀를 차 안으로 밀어 넣었다.

아까 전 권씨 저택 앞에서 기다릴 때도 귀찮고 조급했다면 지금은 조급할 뿐만 아니라 귀신에게 쫓기기라도 하는 듯 초조하고 두렵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의 행동에 권하윤은 이상한 느낌이 들어 곧바로 그를 밀어냈다.

“나 희연 언니 보러 가겠으니까 여기에서 헤어져.”

마지막 단계만 남은 계획이 이대로 무산되게 둘 수 없었기에 민승현은 당연히 그녀를 놓아줄 수 없었다.

“안 돼. 너 무조건 나랑 같이 가야 해!”

“나 희연 언니 보러 가겠다고 이미 말도 해뒀어. 너 혼자 돌아가.”

조급하게 밀어붙이는 그녀를 보자 권하유은 그가 무슨 일을 꾸민다는 느낌을 더 강하게 받아 곧바로 몸을 틀었다.

“안된다니까! 거기 서!”

“민승현! 너 어디 아파?”

한참 동안 실랑이를 벌이는 사이 약효가 돌았는지 권하윤은 눈앞이 흐릿해졌다.

게다가 머리는 누구한테 세게 맞은 것처럼 아프고 무거웠으며 발은 구름 위에 떠 있는 것처럼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너 괜찮아?”

민승현은 그 기회를 틈타 그녀를 걱정하는 듯 조수석에 밀어 넣고 안전벨트까지 채워주고 나서야 문을 닫았다.

그 짧은 찰나 권하윤은 온몸의 힘이 쭉 빠졌다.

분명 네 팔다리가 몸에 붙어 있었지만 그녀의 지배를 받지 않았고 몸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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