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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화 몸 소중히 다뤄요

민도준이 자기를 데리고 나가려고 한다는 걸 눈치챈 권하윤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우리 어디 가요?”

“당연히 사람 죽이러 가지. 아직 캄캄할 때 하윤 씨를 고기밥으로 강물에 던지려고.”

민도준이 무심코 던진 말에 권하윤은 농담인 줄 알면서도 저도 모르게 몸서리를 쳤다.

하지만 곧바로 그의 인내심이 점차 고갈되어 가고 있다는 걸 눈치채고는 더 이상 꾸물거리지 않고 침대에서 내려와 그를 따랐다.

정원을 지날 때 권하윤은 참지 못하고 몇 번 더 뒤돌아봤다.

지금까지도 그녀는 민도준이 유골함 두 개를 모두 깨버렸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대체 사람이 얼마나 뒤틀려야 이런 일을 할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도준 오빠는 마음이 없는 사람이에요’라던 민시영의 말이 떠올랐다.

‘그래, 부모님마저 이렇게 대하는데 나는 어떠할까? 만약 내가 계속 자기를 속인다는 걸 알면…….’

“추워?”

운전을 하던 민도준은 조수석에서 몸을 떨고 있는 권하윤을 힐끗 바라봤고 그의 물음에 깜짝 놀란 권하윤은 대충 고개를 끄덕이며 화제를 바꿨다.

“우리 어디 가요?”

말이 끝나기 바쁘게 차는 병원 문 앞에 멈춰섰다.

‘민도준 씨가 나를 데리고 병원에 다 오다니. 이렇게 착한 사람이었나?’

차에서 내린 권하윤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의 표정이 너무 이상했는지 민도준은 그녀를 힐끗 바라봤다.

“채 하지도 못하고 하윤 씨 뼈가 부러지는 건 원치 않거든.”

“…….”

당연하게도 그녀는 골절이 아니라 그저 조금 타박상이 있을 뿐이었다.

“갈비뼈가 심하게 다친 건 아니지만 안정을 취하는 게 좋습니다. 하지만…….”

순간 의사의 눈에 싸늘한 빛이 언뜻 지나갔다.

“아무리 그래도 인체가 강철은 아니잖아요. 그러니 적당히 하세요. 젊다고는 해도 몸이 망가지면 돌이킬 수 없어요. 애인 소중히 대하세요.”

의사로서 당연히 할 수 있는 충고였지만 검사할 때 권하윤 몸에 난 야릇한 흔적을 이미 봐버린 뒤 이런 말을 하니 왠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사람들에게 설교를 당한 적이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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