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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화 다 좋아

권하윤은 민도준의 눈빛에 소름이 돋았다.

“늦었는데 우리 일찍 잘까요?”

그녀의 말에도 민도준은 담배꽁초가 끝까지 타들어 갈 때까지 아무 대답도 하지 않다가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갔다.

저도 모르게 뒤로 물러나던 권하윤은 두 손을 침대에 받히며 밭은 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민도준은 그녀를 건드리지도 않은 채 손을 뻗어 침대 사이드 테이블 위에 놓인 재떨이에 담배를 눌러 끄며 자기 아래에 있는 권하윤을 바라봤다.

두려워하면서도 그의 비위를 맞추려고 꿍꿍이를 꾸미는 듯한 그녀의 표정은 참으로 가관이었다.

민도준은 일부러 상체를 숙여 권하윤을 누르더니 그녀가 몸을 지탱한 손에 힘이 빠져 바들바들 떨자 그제야 입꼬리를 씩 올렸다.

“지금 자는 건 너무 이르지 않나?”

권하윤은 그의 말에 마른침을 꼴깍 삼켰다.

“그럼 저 샤워하러 갈게요.”

“그럴 필요 없어.”

말과 동시 큰 손이 거의 침대에 닿을 듯한 그녀의 허리를 꽉 껴안았다.

“안 씻어도 돼. 하윤 씨가 어떻든 난 다 좋으니까.”

그의 숨결이 귀를 간지럽히자 권하윤은 고개를 돌리며 민도준의 입맞춤을 피했다.

“저기, 그래도 저 씻을게요. 아까 땀을 흘렸거든요.”

순간 커다란 손이 그녀의 고개를 다시 돌려놓았다.

“민재혁 때문에 놀라서 그래?”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거리에 이르자 권하윤은 할 수 없이 낮은 소리로 “네”라고 대답했다.

아까 전 일 때문에 본인이 민재혁 별장에 숨어들었던 일을 민도준이 다시 언급하는 게 조금 꺼려지는 건 사실이었다.

말을 너무 많이 하면 또 민도준의 심기를 건드리지는 않을까 걱정되니까.

권하윤의 생각을 꿰뚫고 있는 민도준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구조 당할 때까지 버텼다니 운 좋네. 민재혁 손에 잡히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

“뭐, 죽기밖에 더 하겠어요?”

솔직히 마음대로 내뱉은 말이었다.

“죽는다고? 너무 좋게 생각했네.”

권하윤의 허리를 감고 있던 손이 점점 등 위를 타고 올라갔다.

“그 자식은 하윤 씨를 괴롭히고 하윤 씨의 몸과 정신을 망가트린 다음 약점을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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