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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화 그에게 도움을 청한다

총소리가 어두운 밤에 유난히 크게 들려왔다. 권하윤은 머리에 찬물을 끼얹은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어떻게 총소리가 들리는 거지.

이미 벌어진 일과 그 뒷 일은 어둠 속에서 흐릿해져 갔다.

그녀는 그 한 발의 총알이 케빈의 목숨을 이미 앗아간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지금이라도 돌아서야 하는지도.

만약 지금 돌아선다면 여태껏 벌인 일은 모두 물 건너 가는 게 아닌가.

케빈이 죽은 게 아니라 생사를 오가는 순간인데 만약 그녀의 외면으로 한 생명이 끝을 다한다면...

권하윤은 이를 악물었다.

그녀는 자신을 보호할 부적을 가지려 했던 것이지만 이게 다른 사람의 생명의 대가가 되게 해서는 안되었다.

그녀는 마음을 먹고 멈춰서서 아까 그들이 몸을 숨겼던 나무숲 뒤로 운전했다.

먼 곳의 총소리가 귀를 울렸다.

...

케빈은 침착하게 앞서 쫓아온 몇 명을 물리쳤다. 다른 경비원들이 잠복을 선택하고 더 이상 공격하지 않자 그는 도망칠 최적의 경로를 계획하기 시작했다.

그는 잘 알고 있었다. 경비원들이 공격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그는 최대한 빠르게 이곳에서 도망쳐야 했다.

행동에 옮기려는 찰나 먼 곳에서 검은색 승합차 두 대가 질주해서 달려오는 게 보였다.

케빈의 표정이 굳었다.

그들이 생각보다 더 빨랐다.

전술 따위는 접고 케빈은 빠르게 외곽을 향해 달렸다.

총소리가 또 울렸다.

무심결에 들어낸 약점에 어깨에 총을 한 방 맞았다.

그는 멈춰 서지 않고 계속해서 쏜살같이 달렸다.

나무숲까지 달려가는데 두 대의 승합차는 거의 그를 따라잡을 듯 다가왔다.

케빈이 저주를 퍼부으며 총을 피하려 몸을 숨기려는 찰나 한 여자의 목소리가 어둠 속에서 들렸다.

"빨리 타요!"

케빈이 고개를 확 돌리자 권하윤이 숲속에 주차한 차가 보였다.

더 물어볼 겨를도 없이 그는 차의 루프를 잡고 뒷좌석으로 올라탔다.

막 들어서는데 몇 발의 총성이 뒤따랐다.

"거기 서!"

총알을 맞은 방탄유리에 금이 갔다.

권하윤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풀 액셀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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