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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화 남자 보는 눈이 없어

최수인은 무기력하게 말했다.

"내가 말하지 않는다고 해도 민도준이 알려고 한다면 오래 속일 수 없을 거야."

그는 동정의 눈길로 권하윤을 바라보았다.

"먼저 무슨 수를 대서든 그 사람을 막아. 아니면 너도 다른 사람과 별다르지 않을 거야."

이는 권하윤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녀가 제일 걱정되는 건 민도준에게 돈을 빼돌렸다는걸 들키는 게 아니라, 그 돈이 문태훈의 입을 막기에 쓰였다는 걸 들키는 것이었다.

최수인이 말했다.

"당신은 남자 보는 눈이 참 없어. 만약 선택한 게 나였다면 이런 마음고생은 하지 않았겠지."

권하윤이 허탈하게 웃음을 보였다.

"그러게요. 눈이 삐었나 보죠."

두 사람은 함께 한숨을 내쉬었다.

"최 사장님. 뭐 하나만 물어봐도 될까요?"

"뭔데?"

"혹시 민도준씨 부모님 사고 원인을 아시나요?"

최수인이 뜨끔 놀라며 물었다.

"갑, 갑자기 그건 왜 물어."

권하윤도 본인이 너무 뜬금없었다는 걸 느꼈다.

"그냥 궁금해서요. 답하기 불편하시면 안 물어본 거로 할게요."

"불편하다기보다는, 그냥..."

최수인은 한참 고민하다가 말을 이었다.

"너무 참혹했던 상황이라,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서 그래."

그의 난처한 얼굴을 보며 권하윤은 말을 삼켰다.

르네시떼를 떠나며 권하윤은 어딘가 마음이 불안해졌다.

참혹하다라...

그렇다면 그녀가 이 발을 내딛는 게 과연 맞는 일일까...

-

저녁 7시 40분.

올블랙 크로스컨트리 차 한 대가 경인 지역의 마운틴뷰 빌라 근처에 도착했다.

"여기까지만이에요, 더 이상 들어가면 카메라에 찍혀요."

이는 케빈이 처음 권하윤에게 한 말이었다.

케빈이 그녀를 차에 태운 후 그 둘은 내내 침묵을 지켰었다.

케빈은 평소 말수가 적었고, 권하윤은 남평 근처에서 그를 본 후 계속 의심하고 있었으니 둘은 서로 대화가 없었다.

케빈의 말을 들은 권하윤이 뜸을 들였다.

"그러면 저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하죠?"

케빈은 무전기를 꺼내 그녀에게 건네며 앞길을 가리켰다.

"저기까지 운전해서 가요, 거기서 만나죠."

"좀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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