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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화 잠 자는 호랑이 건드리는 격

민도준은 탁 트인 창가 앞에 서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별이 반짝이는 하늘을 바라보며 외로이 담뱃불을 태우는데 쓸쓸함을 숨기지 못 하였다. 그의 얼굴도 이 방의 분위기도 침울하기 그지없었다

권하윤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압박을 느끼고 침을 삼켰다.

“왜 불도 켜지 않고 이러고 있어요.”

그녀는 급히 스위치를 키려고 했다.

불이 켜지고 방 안이 밝아지자 그제야 민도준의 얼굴이 똑똑히 보였다.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있었는데 어두운 눈동자는 더없이 짙었다.

그녀는 여태껏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소리 없는 위험을 내뿜고 있었다.

민도준은 움직이지 않고 물끄러미 쳐다보기만 했다. 천천히 훑더니 시선은 그녀가 들고 있는 상자에 떨어졌다.

미소를 짓기는 하였는데 온도가 없는 웃음이라 보는 이로 하여금 간담이 서늘해질 정도였다.

그녀는 오늘 민도준이 매우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곧 폭풍우가 몰아칠 것만 같았다.

그는 담배 연기를 내뿜으면서 나지막한 소리로 입을 열었다.

“손에 들고 있는 거 뭐야?”

“네?”

그의 눈빛을 바라보며 권하연은 왠지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네 부모님이라고 내가 어떻게 말해...... .”

하여 그녀는 상자를 침대 위에 펼쳐 놓았는데 안에는 유골단 두 개가 있었다.

그의 질문에 소리 없이 대답한 것과 마찬가지다.

그녀는 옆에 서서 목을 움츠리고 말을 하지 않았다.

민도준은 마침 마지막 담배를 다 피우고 담배꽁초를 끄고 손짓을 했다.

“여기 가져 와봐.”

권하연은 머뭇거리며 상자를 들고 왔다.

민도준은 힐끗보던니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

“죽은 사람을 방패로 써서 돈의 행방을 더이상 추궁하지 말라는 뜻인?”

“아니면 두 분 다 모셔왔으니, 감동의 눈물이라도 흘려야 하나?”

마음속의 생각이 겉으로 드러나자 갑자기 우스워졌다.

만약 이때 보물을 잘못 눌렀다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민도준을 따른 시간이 헛된 것과 마찬가지다.

하여 그녀는 오물거리며 말했다.

“지난번에 북편원에 갔을 때 도준씨가 그랬잖아요. 거기서 자랐다고...... 그래서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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