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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회 불운에 마주치다?

화제가 너무 딱딱하게 전환되어 권하윤 자신조차도 믿기지가 않았다. 그러니 민도준은 더욱 말할 것도 없었을 것이다.

그녀는 최수인의 지나치게 정중한 호칭에서 그의 암시를 알아들었다. 민도준이 이미 도착했다는 암시.

그녀가 건 전화는 죽음을 자초하는 것과 같았다.

그야말로 맞기도 전에 자백을 한 셈이었다.

권하윤이 한창 당황함에 어찌할 바를 몰라하고 있을 때 민도준의 목소리가 유유히 울려퍼졌다.

"핑계가 너무 구려. 새로운 거로 생각해서 다음에 같이 얘기해줘."

전화가 끊겼다.

권하윤은 최수인이 걱정되기도 하고 자신도 걱정이 되어 길 잃은 어린양마냥 방안에서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참이 지난 후, 그녀는 천천히 냉정해졌다.

이렇게 된 이상, 민도준 부모님의 유골을 가져올 수 밖에 없었다.

-

"쨍그랑!"

송나라 때의 여요 다구가 하나하나씩 땅에 팽개졌다.

다구가 부서지는 소리가 날 때마다 최수인은 심장이 후들거렸다.

지금의 르네시떼는 이미 엉망진창이었다. 모든 도자기들이 최수인의 심장처럼 산산조각이 났다.

그러다 민도준이 다시 도자기병을 들자, 최수인이 얼른 울상인 얼굴로 빌었다. "민 사장, 제발! 그것만은 절대 안 돼!"

"그래?"

민도준이 듣더니 손으로 도자기병을 가볍게 흔들었다. 최수인의 취약한 심장도 따라서 흔들렸다.

그는 두 손을 쩍 벌린 채 자신의 목숨보다도 더 중한 도자기병을 보호하고 있었다.

"민 사장, 내가 잘못했어. 정말 잘못했어. 내가 다시는 민 사장의 제수씨를 꼬시지 않을게. 그러니 제발 그 꽃자기만 살려줘."

“꽃자기?”

최수인이 말한 게 자신의 손에 들린 도자기병이라는 것을 깨달은 민도준이 애매한 웃음을 지었다.

"자네가 좋아하는 윤이랑 비하면 이 꽃자기는 아무것도 아니지 않나?"

젠장! 그가 권하윤을 윤이라고 부르는 걸 들어버렸다니.

참 운도 지지리 없네.

"민 사장, 내가 정말 잘못했어. 이번 한번만 용서해줘. 내가 남은 인생, 민 사장을 위해 소가 되고, 말이 될게..."

"그래."

도자기병이 다시 민도준의 손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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