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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화 참 바빠 보이네

민상철은 인내심이 한계에 달해 귀찮은 듯 강민정을 바라봤다.

“강씨 집안 일은 강씨 집안 사람들이 알아서 해결해.”

“새언니에 관한 일이에요!”

말을 마친 민상철은 이내 자리를 뜨려고 했지만 본인이 덫에 걸렸다는 걸 어렴풋이 짐작한 강민정이 갑자기 소리쳤다.

“새언니가 민씨 집안 며느리면서 몸가짐을 제대로 하지 않고…….”

“머리 아파 죽겠네.”

하지만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민도준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입을 열었다.

갑작스러운 그의 한 마디에 거실이 다시 조용해졌다.

그제야 그는 강민정을 힐끗 바라보며 폭탄 같은 발언을 툭 던졌다.

“어제 내 침대에 기어 올라오더니 이제는 제수씨를 모함하고 참 바빠 보이네?”

“저…….”

강민정은 순간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민도준이 사람들 앞에서 어제의 일을 대놓고 얘기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여자인 그녀의 명성은 조금도 고려하지 않은 처사에 그녀는 수치스러운 동시에 민도준이 원망스러웠다.

하지만 그녀는 감히 한 마디도 반박할 수 없었다. 민도준이 어떤 사람인가? 아마 그녀가 100마디를 해도 민도준의 한마디보다 무게가 없을 것이다.

만약 여기에서 민도준의 화를 돋우면 그녀는 여기 있는 사람들의 이상한 시선을 감당해야 할 거다.

“…….”

그녀의 묵인에 민승현의 표정은 아주 가관이었다.

그는 평소 순진하고 여리기만 하던 사촌 여동생이 그런 일을 벌였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강민정의 말에 걸음을 멈췄던 민상철은 민도준의 말에 그녀를 더욱 아니꼬운 눈빛으로 바라봤다.

그리고 수치스러워 어쩔 줄 몰라 하는 강수연을 쏘아보더니 나지막하게 경고했다.

“시간 있으면 승현과 하윤이나 신경 써. 같잖은 사람 집에 자꾸 끌어들이지 말고.”

“네.”

강수연은 하염 없이 고개를 숙였다. 그녀는 너무 부끄러워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민도준, 서재에 잠깐 들어와.”

민성철의 말에 민도준은 꿈적도 하지 않은 채 권하윤을 힐끗 바라봤다. 그녀는 방금 전의 똘똘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어지고 어느새 고분고분한 모습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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