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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화 놀라 죽기라도 하면 어떡해

방 안에 들어오기 바쁘게 목격한 장면에 민지훈은 웃음을 터뜨렸다.

“내가 눈치 없이 왔나?”

익숙한 목소리에 권하윤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멍한 얼굴로 고개를 돌렸다.

그때 민도준은 목덜미에 이빨 자국이 난 채 담담하게 대답했다.

“확실히 눈치 없긴 하네. 말 안 듣는 강아지 혼내려던 참이었는데.”

그의 말에서 위험을 감지한 권하윤은 마치 감전되기라도 하듯 펄쩍 뛰었다.

“하하, 두 분 할 말이 있는 것 같은데 전 이만 가볼게요.”

말을 마친 그녀는 민도준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바람 같이 달아났다.

민지훈은 재밌다는 듯 도망치는 권하윤을 빤히 바라보더니 다시 고개를 돌려 민도준에게 물었다.

“안 쫓아가?”

소파에 앉아 있던 민도준은 담배 하나를 꺼내 불을 붙이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쫓아가지 않아도 저 정도로 놀라는데 쫓아갔다가 놀라 죽기라도 하면 어떡해.”

민지훈은 피식 웃었다.

“형은 권하윤 씨 꽤 마음에 드나 봐?”

“저렇게 재밌는 사람 또 찾기는 어렵지.”

담배를 한 모금 길게 들이킨 민도준이 천천히 연기를 내뿜으며 말했다.

그 말에 민지훈은 잠시 멈칫하더니 조심스럽게 물었다.

“형, 설마…….”

“설마 뭐?”

주위의 연기가 흔터지자 민도준은 추호의 흔들림도 없는 얼굴로 대답했다. 심지어 매캐한 연기에도 조금의 표정 변화도 없었다.

그 모습에 민지훈은 이내 웃었다.

“아니야, 내가 생각이 너무 많았어.”

“응.”

민도준은 무심한 듯 대답했지만 눈 속 깊은 곳에서 미세한 변화가 보이더니 이내 사라졌다.

-

북쪽 별채에서 도망친 권하윤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원래 왔던 길을 따라 돌아가다가 문득 뭐라도 생각났는지 걸음을 멈추었다.

케빈이 왔던 방향을 빤히 바라보던 그녀는 마음이 동했는지 그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녀는 케빈이 어디에서 왔고 왜 그렇게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얼마 가지 않아 눈앞에 익숙한 광경이 펼쳐졌다.

그녀 앞에 놓인 건 다름 아닌 남쪽 별채였다!

때마침 드리운 먹구름에 주위가 어두워지더니 눈앞의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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