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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화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다

“그럼 어제는 왜 말 안 했는데?”

“무서워서 그랬어.”

민승현은 반신반의하는 듯 따져묻자 강민정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오빠가 나 때문에 민 사장님과 대치할까 봐 오빠 다칠까 봐 그랬어. 그런데 오빠까지 어쩜 나 믿지 못해?”

두 사람은 어릴 때부터 같이 자라기도 했고 서로 상대를 가장 소중한 사람으로 여기고 있기에 민승현은 무의식적으로 강민정이 그런 짓을 저질렀다는 걸 부정했다. 때문에 사그라들지 않는 의심을 억지로 꾹꾹 눌렀다.

“됐다. 그 일은 이제 그만 얘기하자. 그런데 너 그 그림 나한테서 가져간 돈으로 산 거 맞지?”

강민정은 숨길 수 없다는 걸 알아챘는지 훌쩍거리며 인정했다.

“응.”

“민정아! 내가 너 얼마나 믿는데 나를 속일 수가 있어?”

민승현이 화를 내자 강민정은 더욱 심하게 흐느끼며 그의 옷소매를 잡고 늘어졌다.

“나도 내가 잘못했다는 거 알아. 그런데 다 오빠를 위해서였어. 오빠 곁에 남아있고 싶었다고.”

“나를 위해서라고?”

민승현은 분노에 찬 듯 손가락으로 그녀를 삿대질했다.

“나를 위해서 그렇게 많은 돈을 뜯어냈어? 내가 너한테 그 돈 마련해 주느라고 우리 부모님이 권하윤한테 준 돈까지 받아왔다고! 너 그거 알기나 해?”

권하윤의 이름을 들은 순간 강민정은 문득 머리 회로가 선명해지면서 전에 벌어진 모든 일들이 다시 떠올랐다.

지나치게 냉정하던 권하윤, 그리고 그녀를 위해 해명을 하던 최 사장 그리고 마침 그녀가 모은 돈으로 사들인 그림까지…….

그 모든 게 연결되면서 갑자기 거대한 사기극에 본인이 휘말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민정은 순간 심란해져 비명을 질렀다.

“그년이야! 이게 다 그년 짓이야!”

“뭐라고?”

민승현은 눈살을 찌푸리며 되물었다.

그리고 잠시 뒤.

그는 여전히 미간을 찌푸린 채 귀찮은 듯 말했다.

“그건 다 네 추측일 뿐이잖아.”

“오빠, 세상에 이런 우연이 있을 것 같아? 내가 르네시떼를 나서기 바쁘게 누군가 그림을 가지고 그 자리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니까! 분명 권하윤이야!”

예전 같았으면 민승현도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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