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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화 야밤에 방을 나서다

어둠 속에서 권하윤은 조심스럽게 문손잡이를 움켜쥐고는 자꾸만 뒤쪽을 확인했다. 도둑이 제 발 저린다는 게 바로 그녀의 이런 모습을 말하는 것인듯 싶다.

그녀는 숨을 죽인 채 민승현의 상태를 확인했고 가벼운 코 고는 소리를 듣고 나서야 조금 안심했다.

그리고 숨을 깊게 들이마시더니 천천히 문손잡이를 돌렸다.

어느 때보다도 조심해야 했기에 그녀는 평소처럼 대범하게 문을 열지 못하고 소리라도 날까 봐 문손잡이를 조금씩 천천히 내리눌렀다.

하지만 고요한 밤이라 그런지 낮은 “찰칵”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려왔다.

그 소리와 함께 멈춘 코 고는 소리에 권하윤은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 그녀는 몸이 뻣뻣하게 굳어 움직이지 못했다.

하지만 깨어난 줄 알았던 민승현은 그저 몸을 뒤척이며 잠꼬대하더니 곧이어 안정된 호흡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낮은 코골이 소리가 다시 울리자 권하윤은 그제야 안심하고 문을 열었다.

복도의 빛이 문틈 사이로 방에 흘러들자 그녀는 이내 몸을 빼내 문을 닫았다. 문이 닫히는 순간 그녀는 등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가슴이 북을 치듯 쿵쾅거렸다.

민도준의 방은 그들이 묵은 방의 사선 쪽에 위치해 있었다. 그 말인즉 권하윤이 중간 복도를 에둘러 가야 한다는 뜻이었다.

그녀는 허리를 숙인 채 주위를 살피더니 아무 사람도 없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맨발로 잽싸게 민도준 방문 앞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소리가 날까 봐 노크도 하지 못한 채 민도준에게 전화하려는 생각으로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그녀는 문을 등지고 선 채 핸드폰을 귀에 대고 누구라도 나올까 봐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누가 나오기라도 하면 나 진짜 끝장인데. 입이 열 개라도 결백을 증명할 수 없게 된다고. 아니지, 나 원래도 결백하지는 않잖아.’

권하윤이 엉뚱한 생각을 하고 있을 그때, 누군가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때마침 긴장하고 있을 때 기습을 당한 거라 그녀는 저도 모르게 소리 질렀다.

“아…… 읍…….”

그와 동시에 등 뒤의 남자가 그녀의 입을 막으며 낮은 웃음을 터뜨렸다.

“소리는 왜 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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