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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화 함께 미쳐가다

몇 번의 조련 끝에 풋풋하기만 하던 권하윤은 마치 농익은 과일처럼 한 입만 깨어 물어도 달콤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 농염함은 민도준의 손을 거쳐 직접 배양해 낸 것이기에 유난히 달콤했다.

권하윤이 반쯤 넋이 나가 있을 때 민도준은 짓궂은 손길로 그녀의 감각을 다시 일깨웠다. 곧이어 그의 낮은 웃음소리가 권하윤의 귓가에 맴돌았다.

“승현은 하윤 씨가 지금 내 침대에 있는 걸 아나 몰라?”

갑자기 엄습해 오는 수치심에 권하윤은 고개를 돌린 채 입술을 깨물고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민도준은 그녀를 쉽게 놓아주기는커녕 일부러 낮고 허스키한 목소리로 그녀의 귀에 대고 속살거렸다.

“아마 조금 뒤면 내 침대에서 내려 또다시 승현 침대로 올라가겠지?”

“그, 그만 해요.”

권하윤은 온몸이 벌겋게 달아올라 몸 둘 바를 몰랐다.

“듣기 싫어? 듣기 싫다면서 반응은 왜 이렇게 크지? 응?”

권하윤은 민도준의 짓궂은 말에 미칠 지경이었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은 왠지 모르게 이 상황을 즐기는 듯 짜릿했다.

그녀는 마치 민도준과 함께 미쳐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

어두컴컴한 밤마저 야릇한 분위기를 띠고 있었고 저녁 바람이 매원의 꽃과 나무를 스치며 꽃향기를 방 안으로 들여보냈다.

“일어나.”

권하윤은 흐리멍덩한 눈을 가늘게 떴다.

그녀는 민도준을 본 순간 지금 자기가 민도준의 개인 별장에 있다고 착각했는지 어리둥절해하며 물었다.

“왜 깨워요?”

민도준은 침대 옆으로 다가와 허리를 숙이며 아직도 붉은 그녀의 뺨을 문질렀다.

“자고 나더니 머리가 어떻게 됐어? 이게 몇으로 보여?”

민도준은 일부러 손가락으로 숫자를 그리며 물었다.

그제야 방 안 배치를 똑똑히 본 권하윤은 이성이 순식간에 되돌아 펄쩍 뛰며 일어나더니 허둥지둥 옷을 입었다.

“저 왜 잠들었어요? 지금 몇 시죠?”

“거의 7시가 돼가.”

민도준은 손목시계를 힐끗 보더니 대답했다.

“잠든 건 아마 너무 기분 좋아서 정신을 잃었나 보지 뭐.”

하지만 권하윤은 그의 희롱에 대꾸할 새도 없이 옷만 걸치고 밖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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