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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화 언니, 인정하세요

“할아버님.”

권하윤은 민성철을 향해 허리 숙이며 인사하더니 이내 강수연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어머님.”

“무슨 낯짝으로 나를 어머님이라고 불러? 난 너 같은 며느리 둔 적 없다.”

“크흠.”

그때 갑자기 들려오는 기침 소리에 강수연은 그제야 본인의 실수를 깨닫고 심호흡으로 화를 가라앉혔다. 하지만 눈은 여전히 이글이글 타올랐다.

하지만 권하윤은 일부러 모르는 척 되물었다.

“어머님, 제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말씀해 주세요.”

강수연은 권하윤이 본인의 체면까지 구겼으면서 여전히 모르는 척 하자 손으로 테이블을 쾅 내리쳤다.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다고? 이거 봐봐!”

그녀의 손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눈길을 돌리자 긴 원기둥 나무통이 놓여있었다.

그 옆에서 강민정은 득의양양한 얼굴로 서 있었다.

오랫동안 준비했는데 끝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그녀는 심지어 “마음씨 착하게” 통의 뚜껑을 열어 권하윤더러 그녀가 팔아버린 그림을 보게 했다.

하지만 그녀의 예상과 달리 권하윤은 당황하기는 커녕 오히려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이거 우리 집에 있는 한매도 아니에요? 왜 여기 있지?”

“이게 어디서 시치미야?”

강수연이 참지 못하고 권하윤을 삿대질하며 벌떡 일어났다.

“너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거니? 어쩜 아버님이 승현한테 준 그림을 밖에 내다 팔 생각을 다 하니? 만약 민정이가 발견하고 거금을 들여 사들이지 않았으면 가문 망신은 어떻게 책임지려고 그래?”

권하윤은 강수연의 말에 실소했다.

“어머님, 무슨 말씀이세요? 그림은 집에 잘 있는데요.”

그녀가 여전히 강경하게 말하자 강민정이 끼어들더니 노파심에 거듭 충고했다.

“언니, 여기 다 가족뿐인데 거짓말 그만 해요. 이 그림은 제가 직접 구매한 거예요. 다른 사람 손을 거치지 않았으니까 이 일이 새어나갈까 봐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민정 씨가 직접 샀다고요?”

권하윤은 피식 웃었다.

“이 그림 시가만 적어도 200억인데 아무리 민씨 집안에서 먹고 입는 걱정 없이 살았다고 해도 그렇게 큰돈 구하느 거 쉽지 않았을 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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