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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3화 위기 속 기회

“네? 저는 왜 기다려요?”

도준은 의아해하는 하윤의 이마를 손으로 튕겼다.

“너무 오래 해서 머리가 어떻게 됐어? 곧 이혼할 부부가 같이 자는 거 봤어?”

‘아, 아직 연기를 해야 하지?’

그제야 하윤은 순순히 옷을 챙겨 입고 잔뜩 풀이 죽어 도준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우리 이제 오랫동안 못 보는 거죠?”

싸우고 헤어진다면 앞으로 다시 만날 이유는 없으니까.

이미 하이라이트까지 왔으니 하던 연기를 끝마쳐야 비로소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다.

도준은 부드러운 하윤의 머리를 몇 번 쓰다듬었다.

“많아서 한 달이면 돼. 끝나고 데리러 갈게, 응?”

한 달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다.

솔직히 전에도 헤어진 적 있지만 이번에는 그 헤어진 동안 도준이 다른 여자와 같이 있어야 한다는 걸 생각하니 하윤은 손을 놓기 싫어졌다.

“한 달은 너무 길어요.”

“이 일이 쉬운 줄 알았어?”

도준은 피식 웃었다.

“이미 병원에는 미리 손써뒀어. 심장이식하기 전에 한동안 약을 먹고 검사도 해야 해서 한달도 짧은 거야.”

하윤도 이 일은 급하게 처리하면 안 된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공은채의 성격은 상상 이상으로 치밀하니까. 오늘만 놓고 보더라도 일부러 저와 도준이 꼭 붙어 있는 모습을 보게 하고 또 공태준을 불러와 하윤이 ‘꿈’을 이루도록 도와줬다.

공은채가 하윤의 스승이었던 윤영미의 극장을 찾아냈다는 건, 하윤이 춤을 좋아하고 또 윤영미한테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는 걸 이미 알고 있다는 뜻이다. 그 때문에 윤영미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할 거라는 것도 알고 있을 거고.

만약 상대가 원래의 도준이었다면 하윤은 쉽게 빠져나가지 못할 거다.

‘정말 다행이네…….’

하윤은 침대 모퉁이에 앉아 도준의 품에 얼굴을 비볐다. 제가 뭘 하든 괜찮다고 도준이 미리 약속해 얼마나 다행인지 몰랐다.

떠나기 전 하윤은 도준의 목을 끌어안고 애교부렸다.

“그런데 제가 간다는데 왜 슬퍼하지도 않아요? 저 빨리 보내고 공은채랑 밀회라도 즐기려고…… 아아아, 아파요.”

도준은 하윤의 볼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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