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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9화 괴롭힘

진가을은 손을 저으며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대답했다.

그러다 마침 28층에 도착하자 이내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집으로 들어가기 전 문 앞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택배 상자를 발로 툭툭 건드리는 진가을을 보며 하윤은 이상하다는 듯 어깨를 으쓱거렸다.

“띠.”

지문으로 문을 열고 들어간 하윤은 어두컴컴한 방을 보자 또 다시 투덜대며 도준을 비난하기 시작했다.

“누구는 매일 이렇게 고독하게 지내는데 저는 맨날 술이나 마시고 문자도 씹고.”

하지만 손을 들어 스위치를 만진 순간, 갑자기 따뜻한 손이 손끝에 느껴졌다.

“엄마! 귀신이야!”

덜컥 겁이 나 곧바로 다시 밝은 복도로 도망치려고 했지만 누군가 하윤의 허리를 끌어당겼다.

“고작 이정도 배짱으로 내 뒷담화 하고 있었던 거야?”

이윽고 불이 켜지며 남자의 모습이 드러났다. 입꼬리를 말아 올린 채 저를 보고 웃는 남자를 보자 하윤은 기쁘면서도 화가 나 도준의 어깨를 주먹으로 때렸다.

“왜 오면 온다 말을 안 해요? 놀랐잖아요.”

도준은 한 손으로 하윤을 끌어안으며 문을 닫고 안으로 들어갔다.

“미리 말하면 자기가 다른 놈 숨겨두고 있는지 어떻게 알아?”

그 순간 도준과 공은채가 요 며칠 같이 있었다는 게 생각난 하윤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요. 저 집에 남자 여러 명 숨겨 놓고 있었어요. 매일 한 사람씩 바꿔가면서…… 아…….”

갑작스럽게 제 손을 잡아당기는 도준의 행동에 하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때 도준이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말해, 왜 아무 말도 안 하는거야?”

하윤은 화가 나 도준의 어깨를 깨물었다. 하지만 제 아무리 힘껏 물어도 도준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흥만 돋았는지 이내 하윤을 소파 위에 밀쳐버렸다.

“착하지? 다른 곳 물어.”

“변태!”

이를 악물며 말을 내뱉는 하윤을 보자 도준은 피식 웃었다.

“맞아 나 변태야.”

뒤 이은 말은 이내 흩어졌다.

거의 일주일 동안 보지 못한 터라, 도준은 하윤을 잡아먹기라도 하듯 괴롭힐 수 있는 곳은 한 곳도 가만두지 않았다.

그렇게 겨우 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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