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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5화 수분 보충

펜트하우스.

시뻘겋게 충혈된 한민혁의 눈을 보자 권하윤은 놀란 듯 물었다.

“왜 이렇게 됐어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웬 싸가지가 침 튀겨서요.”

“네?”

하윤은 의아한 나머지 도준에게 전화할 때 이 일을 말했다.

“하, 너무 건조해서 그랬나 보지 뭐.”

“그게 무슨 말이에요? 뭔지 하나도 못 알아듣겠네.”

들으면 들을수록 하윤은 어리둥절해졌다.

“됐어, 다른 사람 얘기는 그만하고 집은 어때? 괜찮아?”

소파에 앉아 있던 하윤은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방 곳곳을 훑어보며 달콤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그럼 됐어. 당분간은 거기서 지내. 뭐 필요한 거 있으면 말하고.”

“그럼……, 도준 씨가 필요한 것도 말해도 돼요?”

곧이어 낮은 웃음소리와 함께 들려온 남자의 목소리는 그야말로 매혹적이었다.

“아직도 배 안 불러?”

“누가 그걸 말해요? 제가 말한 건……, 아 됐어요, 말 안 할래요.”

말을 안 하겠다고 했지만 하윤은 한참동안 전화기를 붙들고 대화하다가 겨우 끊었다.

물론 도준이 곁에 없지만 왠지 계속 함께한 기분이었다.

……

다음날 아침, 하윤은 아침 일찍 일어나 택시를 타고 익숙한 극단으로 향했다.

윤영미는 여전히 몇 년 전부터 춤 연습을 하던 연습실에서 춤을 가르치고 있었다. 하윤도 빨리 도착했지만 안에는 이미 몇몇 여자애들이 춤 연습을 하고 있었다.

옷을 갈아입고 다시 플라스틱으로 된 바닥을 밟는 순간, 하윤은 다시 몇 년 전으로 추억 여행하는 듯싶었다.

벌써 2년 동안 춤을 놓고 있어 몸이 뻣뻣하고 말을 안 들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다리를 다시 봉 위에 올려 놓는 순간 몸은 연습 루트를 모두 기억하는 듯 제멋에 움직였다.

하지만 연습을 마쳤을 때쯤, 뒤에서 누군가 콧방귀를 뀌었다.

“흥, 원래보다 많이 죽었네. 지난 2년 동안 연습 한 번도 안 했나 보네.”

고개를 돌려 윤영미를 확인한 하윤은 이내 다리를 내리고 얌전한 자세를 취했다.

“쌤. 어, 제가 그동안 연습을 못하긴 했어요. 그런데 열심히 연습해서 꼭 따라 잡을게요.”

“노력만 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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