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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6화 감동

공은채는 뭔가 꿰뚫어 보기라도 하듯 도준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분명 평소와 다를 게 없는 모습이었지만 공은채는 왠지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괴리감이 들어 조심스럽게 물었다.

“내가 괜찮으면 할래요?”

도준은 공은채를 힐끗 바라봤다.

“그건 네가 내 흥을 돋울 수 있는지도 봐야지.”

도준이 순순히 동의하지 않은 덕에 공은채는 오히려 더 믿음이 생겼는지 말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왜요? 도준 씨 침대에 오르는 것도 뭐 확인을 거쳐야 할 만큼 위험해요?”

도준은 그 말에 살짝 고개를 돌렸다. 우아한 동작에 눈을 아래로 내리깔며 입꼬리로 매혹적인 호를 그렸다.

“내 침대에서 사람 죽어나는 게 싫거든. 흥이 깨지잖아.’

이렇게까지 말한 이상 정말 확인만 하면 가능한 일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도준은 그날 바로 해외에서 유명한 의료진을 개인 병원으로 데려왔다.

지난 2년 동안 한 번도 병원에 다시 발을 들인 적 없는 공은채는 익숙한 환경에 속이 울렁거렸다.

심장 이식이 작은 수술은 아니기에 그때 물론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긴 했으나 이것저것 문제는 여전히 많았다.

그때의 공천하는 공은채에게 관심을 준다기 보다는 양심의 가책을 느껴 보상해주는 것에 가까웠다. 그래야 마음이 더 편할 테니까.

공은채는 매일 거부 반응으로 고통받고 발열하고 구토하고 기침하는가 하면 심지어 폐에 물이 차는 것까지 견뎌야 했다.

도준이 나타나 병을 치료해주기 전까지는…….

공은채는 익숙한 병실을 바라봤다. 안은 텅 비어 있었지만 배치는 예전과 똑같았다.

이윽고 고개를 돌린 공은채는 제 옆의 도준을 돌아봤다.

“여기 혹시 다른 사람 지낸 적 있어요?”

도준 대신 답한 건 곁에 있던 간호사였다.

“없습니다. 민 사장님께서 이 방은 그 누구도 쓸 수 없게 특별히 지시하셨거든요.”

평소 아무리 철석 같던 공은채라도 이 말을 듣고 마음이 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도준 씨, 나…….”

공은채의 말은 갑자기 들어온 의사에게 묻혀 버렸다.

“검사실 이미 준비해 뒀습니다, 따라오시지요.”

도준은 고개를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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