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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0화 망신

사무실 안에 있는 커다란 테이블 건너편, 가죽 광택을 띤 회전 의자는 마침 문을 등지고 있었다.

양태린은 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의 얼굴을 보지도 못했으면서 아부 섞인 웃음을 지으며 먼저 인사했다.

“부장님, 저희가 방해한 건 아니죠?”

그러면서 준비해온 선물을 슬쩍 테이블 위에 올려 놓았다.

“오늘 새로 부임했다고 해서 작은 선불 좀 준비했습니다. 저희 마음이니 받아 주세요.”

그 말소리가 떨어지는 찰나, 의자에 앉아 있던 여자는 입가에 미소를 띤 채 빙 돌아 앉았다. 분명 자리에 앉아 상대를 올려다보고 있었지만 여자는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카리스마를 풍기고 있었다.

“양 여사님, 다 아닌 사이에 뭘 이런 선물까지 준비합니까?”

민시영을 본 순간 양태린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너…… 네가 여기 어떻게, 너는…….”

한참을 더듬거렸지만 양태린은 온전한 문장조차 구사하지 못했다.

그러자 시영의 웃음은 더 짙어졌다.

“제가 뭐요? 회사에서 쫓겨났다고요? 오빠랑 말다툼 좀 해서 홧김에 한 말인데, 어떻게 그걸 믿어요?”

양태린의 얼굴은 순간 당황함으로 물들었다.

“그게…….”

그 시각, 문 앞.

민도준은 핸드폰을 든 채 영상 속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 각도는 어때?”

그러자 곧이어 여자의 불만 섞인 소리가 들려왔다.

“각도가 틀렸잖아요. 앵글을 양 여사님쪽으로 돌려야죠. 이러면 뒤통수밖에 안 보이잖아요.”

“요구가 참 많네.”

등 뒤에서 들리는 소리에 양태린과 송민우가 고개를 홱 돌렸다. 가뜩이나 굳었던 입은 부르르 떨리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했다.

“민, 민 사장님…….”

“아무 일도 아니니 계속 하시죠. 저는 없다고 생각하고.”

도준은 온화한 얼굴로 입꼬리를 끌어 올리더니 핸드폰을 든 채 창가 쪽으로 걸어갔다.

그런 상황에 송민우와 양태린은 서로의 눈치만 살피며 도준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생각하기 바빴다.

고요한 사무실 안에서, 유독 도준만 아무 일 없다는 듯 핸드폰을 바라보며 제 할말을 계속했다.

“여기는 괜찮지?”

하윤은 고개를 갸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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