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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2화 멋진 복수

송민우는 전에 제 어머니가 민시영을 찾아가 헤어지라고 한 것 때문에 시영이 이런다고 생각했는지 얼른 변명했다.

“시영 씨, 제 얘기 들어 봐요. 저는 시영 씨와 헤어지려고 한 적 없어요. 그저 어머니를 설득하고 나서 다시 시영 씨 찾아 갈 생각이었어요. 저 시영 씨 정말 좋아해요.”

하지만 시영은 매니큐어조차 바르지 않은 깨끗한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위의 시계를 톡톡 두드렸다.

“송 대표님, 지금 출근 시간이네요. 만약 사적인 일이라면 퇴근 후에 하시죠. 그만 나가 줄래요? 멀리는 못 나갑니다.”

“…….”

양태린 모자가 회색 빛이 도는 얼굴로 터덜터덜 걸어 나가는 모습을 보자 앵글로 모든 걸 구경하고 있던 권하윤은 만족했는지 손벽까지 쳐댔다.

“너무 멋져요.”

하윤의 말에 우울해 있던 시영은 이내 피식 웃었다.

“칭찬 고마워요.”

그때 도준이 영상 건너편 하윤을 향해 턱을 까딱 움직였다.

“재밌는 구경거리도 이젠 없으니까 혼자 알아서 놀아.”

그러자 만족한 하윤도 말없이 손키스를 날리고는 얼른 영상을 끊었다.

옆에서 도준의 표정을 살피고 있던 시영이 살짝 웃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오빠 진짜 번했어. 어떻게 윤이 씨랑 똑같이 굴 수 있어?”

“그러는 넌 어떻고? 집 지키는 개 때문에 제 밥그릇까지 빼앗길 뻔했잖아.”

그 말에 시영은 약 2초간 멍하니 있다가 자조적인 미소를 지었다.

“하긴, 나도 생각지 못했어.”

시영의 시선은 테이블 위에 떨어졌다. 하지만 또 어찌 보면 먼 곳을 보는 것 같기도 했다.

“난 케빈이 내 오점이라고 생각하고 잊어버리려고 했어.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려면 버려야 한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너무 오래 묻히고 있어서 그런지 어느새 스며들었나 봐. 도려내자니 아파……, 오빠 나 이제 어떡해?”

도준은 반쯤 넋이 나간 시영을 바라보더니 이내 인내심을 잃은 듯 대답했다.

“네가 언제부터 이랬다고. 고작 집 지키는 개 하나 때문에 뭐 하는 거야? 키우고 싶으면 키우고, 싫증 나면 버리면 그만이지 뭔 고민이 그렇게 많아? 해원에서 소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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