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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0화 마음에 둔 사람

성은찬은 싱긋 웃었다.

‘맞아요, 잘 생겼죠? 형이 마음에 둔 사람만 없었으면 누나 소개시켜 주는 건데.’

“참, 무슨 소리를 하는 거니? 나 애도 있어.”

그 말에 여자는 번쩍 정신을 차렸는지 웃음기 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러자 은찬이도 헤실 웃으며 말했다.

“그렇게 안 보이는데요.”

……

얼마 뒤 이제 막 하교한 학생들이 안으로 우르르 몰려들었다. 학교 공연 때문에 하모니카를 구매하러 온 학생들이었다. 이에 너무 바쁜 나머지 은찬은 또 은우를 불러냈다.

하윤은 거리를 두고 바삐 움직이는 두 형제를 바라봤다.

그때, 옆에 있던 공태준이 눈치껏 자리를 비키며 말했다.

“차에서 기다릴게요.”

태준이 떠나기 바쁘게 하윤의 눈시울은 이내 붉어졌다.

이 순간 어떤 심정인지 정의 내릴 수 없었다.

은우가 평범한 생활을 하는 게 솔직히 기뻤다. 하지만 열심히 하모니카를 포장하는 은우의 모습을 보자 아무리 눈치 없는 하윤이라도 은우가 저를 친구 이상으로 생각한다는 걸 알아챌 수 있었다.

하지만 은우는 그 마음을 한 번도 고백한 적이 없다. 그저 하윤이 필요할 때 나타나 도와주고 모든 일을 말없이 해결해주고 또 자취를 감추고…….

그런 은우에게 하윤이 빚진 건 다리뿐만이 아니다.

그 시각, 맞은편.

포장을 끝낸 은우는 손님을 떠나보내고 난 뒤 고개도 들지 않은 채 테이블을 정리했다.

“너지? 윤이 여기까지 끌고 온 게.”

은우의 말에 은찬은 모르는 척 잡아뗐다.

“어? 누구 말하는 거야?”

하지만 은우의 날카로운 눈빛을 참지 못하고 끝내 사실대로 털어 놓았다.

“형이 가게 일부러 여기 차렸으면서. 이렇게 만날 거란 거 몰랐다고 할 건 아니지?”

은우는 고개를 살짝 들어 맞은편을 살폈다. 나무 뒤에 숨어 있는 여인의 옷자락이 바람에 날려 하늘거렸다가 다시 떨어지기를 반복했다.

하윤이 나무 뒤에 숨었을 때부터 은우는 눈치챘다.

은찬의 말도 솔직히 틀린 건 아니다. 가게를 이 곳에 차린 건 확실히 하윤을 위한 거였다. 하지만 만나기를 바랐던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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