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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1화 불륜 현장

눈물을 훔치고 있던 여자의 눈은 어느새 당황스러움으로 대체되었다.

“도, 도준 씨…….”

빛을 등진 채 우뚝 서 있는 도준의 얼굴은 어둠 속에 가려져 기분을 알 수 없었다.

그리고 그런 도준을 본 하윤은 눈을 둥그렇게 뜬 채 애써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하지만 경성에 있어야 할 도준이 왜 갑자기 여기에 나타났는지는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었다.

하윤은 그 자리에 뻣뻣하게 굳은 채로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혹시 이제 막 도착해서 저 찾아온 거예요?”

도준은 슬금슬금 움직이며 제 시선을 가리려고 애쓰는 하윤을 보더니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이윽고 하윤의 머리 위를 지나 건너편에 있는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아니, 불륜 현장 덮치러 왔는데?”

하윤은 모든 게 들통났다는 걸 인지하고는 얼른 도준의 팔을 잡았다.

“저 은우 만나지 않았어요. 그냥 여기서 조금 봤을 뿐이니까 화내지 말아요.”

다급하게 해명하는 하윤의 모습에 도준은 피식 웃더니 팔을 들었다. 그 동작 때문에 팔짱을 끼고 있던 하윤은 그의 팔에 대롱대롱 매달리게 되었다.

“내가 화내는 게 두려운 거야? 아니면 빡 쳐서 저 개자식한테 뭐라도 할까 봐 무서운 거야?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데 아직도 저 새X 편들다니 여전하네.”

분명 화가 난 말투는 아니었지만 하윤은 마치 천근도 더 되는 무게가 저를 짓누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저 은우랑 정말 아무 관계도 아니에요. 도준 씨랑 저 이미 결혼도 했는데 제가 어떻게 다른 사람한테 딴 마음 품을 수 있겠어요? 저 믿어 줘요. 저 정말 멀리서 보기만 했어요.”

도준은 믿어주겠다 말겠다 말도 없이 손을 내밀었다.

그 동작에 하윤은 무의식적으로 눈을 감았다. 하지만 눈꼬리에 살짝 손이 닿는 느낌이 들 뿐 더 이상의 동작이 이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 시각, 도준은 손가락 끝에 묻었다 바람에 이내 사라져 버린 하윤의 눈물을 보더니 시뻘게진 하윤의 눈시울을 바라봤다.

“왜? 나랑 결혼한 게 그렇게 억울해? 여기 숨어서 옛 애인 보며 몰래 울만큼?”

하윤은 허둥지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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