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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9화 심부름

“아, 그래? 그럼 계속 자.”

“어, 잠깜만요.”

하윤은 눈을 번쩍 떴다.

“저 배고파요. 뭐 좀 먹고 싶어요.”

“내려가서 먹자.”

“움직이기 싫어서 그러는데, 도준 씨가 사다주면 안 돼요?”

도준은 꿈쩍도 하지 않은 채 하윤을 위아래로 살폈다.

그 모습에 하윤은 오히려 큰 소리를 쳤다.

“뭐? 왜요? 도준 씨 때문에 이렇게 됐는데 꼭 부상자를 끌고 밥 먹으러 내려 가야겠어요?”

하윤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도준은 침대를 짚은 채 허리를 숙였다. 당장 사냥감을 잡아먹으려는 것처럼 위협적인 자세로 서 있는 도준을 보자 하윤은 저도 모르게 발을 구르며 뒷걸음 쳤고 목소리마저 점점 기어들어갔다.

“안 돼요?”

“뭐 먹고 싶은데?”

“국수요.”

“알았어.”

도준은 곧바로 외투를 챙겨 입었다. 잘 빠진 어깨 라인을 보자, 역시 옷 태가 산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건가 싶었다.

이윽고 하윤은 차 키를 잡으려는 도준의 손을 꽉 잡으며 동그란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일찍 다녀와야 해요.”

제 속내도 숨기지 못하는 하윤을 보자 도준은 하윤이 침대에서 내리지 못할 정도로 괴롭히고 싶었다.

하지만 하윤은 도준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도 모른 채 계속 도준의 손을 감싸 쥐었다.

도준은 입 안에서 혀를 굴리며 하윤의 손을 잡아 이불 속에 넣어주었다.

“말 참 많네.”

……

5성급 호텔에 묵으면서 레스토랑에 내려가 음식을 포장하는 건 솔직히 어려운 일도 아니다. 하지만 하필이면 5성급 호텔 조식은 영혼이 없다며 따뜻한 국물이 있는 국수가 먹고 싶다는 하윤 때문에 도준은 곧장 1층으로 내려갔다.

그런데 도준이 차 옆에 도착했을 때, 그 뒤에 주차되어 있던 흰색 마세라티 차문이 벌컥 열리더니 공은채가 싱긋 웃으며 차에서 내렸다.

“혼자예요?”

도준은 공은채를 힐끗 보더니 코웃음을 쳤다.

“술집 여자 같은 멘트를 잘도 입에 담네.”

공은채는 도준의 모욕에도 아무렇지 않은 듯 걸어오더니 도준의 차에 기대섰다.

이윽고 도준의 목에 난 손톱 자국을 훑으며 피식 웃었다.

“그런 게 취향이면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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